주택시장 침체와 철근 등 원자재값 급등으로 위기를 맞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신사업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사업을 다각화시켜 활로를 모색하는 게 업체들의 공통된 목표.이들이 구상 중인 새 사업분야는 신.재생 에너지나 토양.지하수 정화사업에서 테마파크 운영이나 자산관리업까지 다양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오는 14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토양정화(복원) 및 지하수 정화업,동.식물원과 자연생태공원,테마파크 운영업 등을 회사 정관의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영화 및 비디오 제작 서비스업도 신사업분야로 명시할 계획이다.
토양 및 지하수 정화사업을 추가한 것은 서울 용산 미군 기지 이전 사업 참여를 염두에 둔 포석이지만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작업이기도 하다.
앞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이는 환경 관련 토목 및 건축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 회사는 또 작년 10월 착공한 태안기업도시에서 동물원 및 자연생태공원,테마파크 등을 운영하고 영화관 설립과 비디오 제작 등의 신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대우건설도 14일 열릴 주총에서 토양 및 지하수 정화업과 자산관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군 기지 이전이나 대규모 공장 부지 개발사업을 할 때 토양 등에 스며든 오폐수 제거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업을 사업목적에 새로 올리는 것은 대규모 공사 때 자금 조달 및 관리 등을 보다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7일 주총을 열고 신.재생에너지 전문업과 토양 및 지하수정화업 등을 사업목적에 보태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10년이면 시장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자원(물) 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주택.토목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환경,플랜트 산업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선정했다. 이회사는 중금속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기술과 생활 폐기물을 종류별로 선별.처리하는 환경기술을 개발했으며, 조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환경관리업을 신사업으로 명시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도 자원재활용 플랜트 설계 등 분야를 새로운 사업목적으로 신설해 본격 진출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신사업을 벌이는 업체도 있다.
두산건설은 토목.주택 부문에 머물렀던 사업 분야를 다양화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이 회사는 경기 평택시 소사벌 집단에너지 사업(CES)에 참여,오는 10월부터 에너지 재생 플랜트를 시공하고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남광토건도 경북 군위와 봉화지역에 태양광발전소를 세우기로 하고 전력개발 및 공급업 등 관련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우림건설도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공공사업과 아파트형 공장 사업을 늘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체들도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환경 관련 신사업은 건축업과 연관된 분야여서 시너지를 얻을수 있는 데다 기업 이미지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업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