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지역조합 주택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조합아파트는 요즘 같은 분양시장 침체기에 조합원을 미리 확정함으로써 미분양을 줄일 수 있는 데다,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유리하다.재건축 단지에 적용되는 임대아파트 의무비율(개발이익환수제)도 적용받지 않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일부 단지의 경우 조합원분을 제외한 잔여물량을 일반분양으로 처리하지 않고 '조합원 추가모집'으로 소화하고 있어 분양가 상한제 회피를 위한 '편법'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성행했던 조합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 시대를 맞아 작년 말부터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이들 조합아파트는 기존 조합원분의 분양가를 낮추고,잔여분에 대해서는 분양가를 높여 일반분양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지역조합들이 요즘엔 잔여분의 분양가를 임의로 책정하고 조합원을 추가 모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 경우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복잡한 분양승인절차와 상한제를 피해갈 수 있어서다.

주택법 시행령에는 조합주택은 조합 인가 이후 조합원을 추가 모집할 수 없도록 돼 있다.다만 예정된 조합원 수에 미달하면 관청의 승인을 받아 추가 모집할 수 있어 조합들은 이 조항을 활용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해 추진되는 조합아파트는 수도권에서만 10건이다.이 가운데 일반분양이 하나도 없는 곳은 LIG건영의 서울 사당동 리가,중앙건설의 경기 하남시 덕풍동 중앙하이츠,한솔건설의 하남시 신장동 한솔솔파크 등 3곳이다.LIG건영의 사당동 조합주택은 전체 425가구 규모다.이달 중으로 250여명의 지역조합을 결성해 조만간 설립인가를 받을 계획이다.조합원분 이외의 잔여분 200가구에 대해서는 조합원 추가 모집을 하기로 했다.

전체 660가구 규모의 하남시 덕풍동 중앙하이츠 단지도 작년 8월 340명이 모여 지역주택조합을 결성했다.이후 조합은 잔여분 320가구에 대해 작년 12월부터 조합원을 추가모집해 채웠다.

조합원 이외의 잔량을 일반분양방식으로 계획했던 단지들도 속속 조합원 추가모집으로 바꾸고 있다.서울 상도동 두산위브 2차는 전체 386가구 중 조합원 243명분을 제외한 152가구를 당초 일반분양으로 계획했으나 최근 조합원을 추가모집해 팔기로 했다.LIG건영도 남양주시 금곡동 리가(732가구)의 잔여분 57가구에 대해 조합원을 더 모으기로 했다.

분양대행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분 이외의 물량이 20가구 이상일 경우 분양승인을 통해 공개분양을 해야하는데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조합원을 추가모집해 잔여물량을 20가구 미만으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규호/박종서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