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주에 한 번 머리를 맞댄다.또 고위당정협의회와 부처별 당정협의회가 본격 가동된다."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 당ㆍ정ㆍ청 간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자는 차원"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내각 인선 파동 등을 겪는 과정에서 초기에 당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고,이어 4월 총선 위기론이 확산되는 데 따른 '코드 맞추기'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양한 채널=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7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책임정치 구현과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과 당 대표 간 정례회동을 격주로 갖기로 했다"며 "첫 회동은 다음주 중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김대중 정부'시절에는 대통령과 당 대표가 격주로 만났으나 참여정부 땐 '대통령-대표'직통라인은 없었다.

이 대변인은 또 "국가정책의 효율적 추진과 생산적인 정부운영을 위해 (대통령에 대한)국무총리의 주례보고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주례보고는 매주 화요일 국무회의 직후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 밖에 당정 간 정책 조정을 위한 고위 당정협의회의를 월 1회 개최하고,당 정책위의장과 해당 부처 장ㆍ차관 등이 참여하는 부처별 당정협의회도 격월로 갖기로 했다.이 대변인은 "과거에는 고위당정 채널을 분기별로 1회 가동했으나 국내외 산적한 현안에 대한 효율적 논의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개최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당청분리 반면교사=청와대와 한나라당이 협력 채널을 가동키로 한 것은 우선 '4ㆍ9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새 정부 초기,일련의 고위직 인선에서 이 대통령 일부 측근들의 '독주'가 민심 이반을 불러왔다고 당은 판단하고 있다.인선 과정에서 당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고,결국 '강부자(강남-부동산부자)내각'등의 비판을 낳으면서 총선 위기감을 확산시켰다는 게 당 저변의 기류다.

청와대로선 만일 '과반 이상 안정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정권 초반부터 국정운영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은 물론이고,그 책임을 떠안아야 할 형편이다.때문에 청와대는 당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들이 필요했고,'소통채널'확보에 서둘러 나섰다.특히 이 대통령은 대선기간 '탈(脫) 여의도 정치'를 선언했지만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싼 정치권 협상 난항,내각 인선파동 등의 진통을 겪으면서 '여의도'와의 접촉면을 넓힐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청분리'원칙을 고수함으로써 여권 내 잦은 불협화음으로 국정운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의도도 있다.

당ㆍ정ㆍ청은 본격 협의체가 가동되면 총선 과반 확보가 시급한 만큼 선거 공약에 대한 조율 작업을 조속히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