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40포인트 가량 떨어지면서 1,700선을 내줬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89포인트(2.33%) 내린 1,671.73, 코스닥지수도 11.43포인트(1.74%) 떨어진 644.51에 마감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프로그램매물이 3천억원 이상 출회된 영향으로 장중 1,650선으로 밀려나기도 했으며 엿새 만에 종가 기준으로 1,700선을 밑돌게 됐다.

이로써 유가증권시장(840조3천760억원)과 코스닥시장(93조6천155억원)을 합친 시가총액은 933조9천91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른 종목은 내린 종목 676개의 5분의 1 수준인 130개에 불과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하락 종목이 696개로 상승 종목 283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날 증시는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신용위기로 인한 금융권의 손실 확대 우려 속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분기손실을 기록한 AIG와 기술주의 하락을 야기한 델의 부진한 실적 발표 등으로 급락한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315.79포인트(2.51%) 급락한 12,266.39, 나스닥 종합지수가 60.09포인트(2.58%) 하락한 2,271.48에 마감됐다.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부분 급락했다.

일본증시는 점차 낙폭을 키워 닛케이225지수와 토픽스지수가 각각 4.49%, 4.01% 폭락했으며 대만 가권지수도 1.78% 떨어졌다.

오후 3시30분 현재 홍콩, 싱가포르 등도 3%에 가까운 급락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증시는 미국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2% 이상의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수급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지수에 부담을 줬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423억원, 1천181억원의 순매도를 하며 2천614억원의 순매수에 나선 개인을 압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418억원의 순매도를 했고, 개인과 기관이 이에 맞서 321억원, 62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증시의 약세 원인인 미국의 신용위기와 경기둔화가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급락함에 따라 증시가 다시 압박을 받았다고 진단하고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요구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신용위기와 인플레이션 문제를 풀어야 할 상황에서 미국증시가 급락함에 따라 증시가 다시 한번 위축받게 됐다"며 "신용위기가 다시 쟁점화된 가운데 투자은행의 손실규모가 늘어날 수 있어 금융시장의 불안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도 "전세계 금융시장이 미국만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증시가 동조화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이 불확실한 증시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