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선업계의 제왕'으로서 위상이 확고한 현대중공업이 2월 한달동안 무려 57억달러(한화 약 5조3천500억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건조분이 포함되기는 했으나 세계 조선업계 역사상 단일 조선그룹의 수주액이 5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웬만한 중견기업의 연간 매출액을 훨씬 뛰어넘는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수주행진은 조선업 경기가 정점을 지나 하향세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관측을 무색케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말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TOTAL)사(社)로부터 16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함으로써 2월에만 모두 25척, 57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고 2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2월에 수주한 선박은 토탈의 FPSO 이외에도 1만3천100TEU급 컨테이너선 9척, 8천6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31만8천000t급 초대형유조선(VLCC) 5척, 드릴십 1척, 벌크선 3척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박인 초대형 컨테이너선만 모두 15척을 수주했으며, 독일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1만3천100TEU급 컨테이너선은 척당 가격이 무려 1억7천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오만에서 수주한 31만8천t급 초대형 유조선 5척의 가격은 총 7억7천만달러에 달하고, 그리스 메트로스타사로부터 수주한 1만 피트 심해 시추가 가능한 드릴십 1척의 가격은 6억6천만 달러에 달하는 등 고가의 특수선 비중이 대폭 늘었다고 소개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 및 해양 플랜트 부문(현대삼호건조분 포함)에서 202척, 268억달러의 수주 목표를 세웠으며 현재까지 35척 70억달러의 수주량과 480여척 520억달러(인도기준)의 수주잔량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같은 수주잔량은 3년 반 이상의 물량으로, 안정적 수주에 힘입어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늘어나는 물량 처리를 위해 도크 회전율을 높여 생산성 향상에 힘쓰고 있고, 울산과 군산에는 도크를 추가로 건설하며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