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달 발표하던 건축허가.착공 통계가 작년 10월 이후 지금까지 넉 달 가까이 중단,연구기관 및 관련 업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더욱이 후속 통계 발표는 오는 5월쯤에나 재개될 전망이어서 앞으로도 상당 기간 불편이 초래될 전망이다.

26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 건축허가.착공통계 프로그램(e-AIS 시스템)인 '세움터'를 전국 248개 지자체에 보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교체율이 65%에 불과해 발표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건교부 관계자는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관련 공무원들을 교육시켜야 하는 문제가 있어 통계발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늦어도 5월쯤엔 통계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무려 6개월 이상 통계발표가 중단되는 셈이다.건교부는 작년 초에도 프로그램 변경 등을 이유로 6개월 가까이 건축허가.착공 통계발표를 중단했었다.특히 새 프로그램의 경우 건축허가와 아파트 사업승인 항목만 있을 뿐 요즘 사업이 활발한 재개발.재건축 통계 항목은 아예 누락돼 전체 항목을 합산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등 통계 부실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교부가 뒤늦게 재개발.재건축 항목만 따로 통보해 달라고 요구해 현재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해 그 결과를 통보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프로그램에 반영시켰다면 시간도 훨씬 단축되고 통계 정확도도 높아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추가로 예산을 확보해 내년까지 재개발.재건축 항목이 포함된 새 프로그램을 지자체에 보급할 계획이어서 행정력과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건설업계는 물론 건자재업계,관련 연구단체 등에서는 건축허가 통계발표가 중단되면서 시장수요와 경기의 예측.분석이 어렵다고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건축허가 등은 건설산업지표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통계요소"라며 "연관산업이 넓은 분야의 통계발표를 수시로 중단하는 행정파행은 선진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