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안주인이 된 김윤옥 여사(61)는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부인 기요코 여사와 만나는 것으로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첫 업무를 시작했다.

대선 이후 대통령 부인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쌓는 데 힘써온 김 여사는 앞으로도 이 대통령과 함께 하는 공식 행사에만 참석하고 가급적 외부 활동은 줄이는 '조용한 내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유아보육 문제만큼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는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자녀 위장전입 문제가 불거진 이후 "남의 자식 귀한줄도 알았다"며 보육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표명해왔다.특히 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에도 보육,복지 정책에 대해 전문가들로부터 '과외'를 받기도 했다.

김 여사는 또 일부 역대 대통령들이 자식을 비롯한 친인척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는 점을 감안해 친인척 관리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소외된 이웃 등 이 대통령이 바쁜 일정 탓에 챙기지 못하는 사회 분야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주변 인사인 만큼 여론 동향을 살펴 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실제 그동안 이 대통령의 강점인 정책 분야에 대해선 말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정치적 감각에서는 이 대통령에 뒤지지 않는 면모를 보이며 가장 중요한 '정치적 조언자' 역할을 해왔다.

김 여사는 결혼 당시 이미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이 대통령을 내조하기 시작한 이래 38년간 주목받는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남편을 도와와 '준비된 영부인'으로 통했다.

지난달부터 대중 강연법 등 '영부인 수업'을 받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남편의 그림자로 여러 활동을 해와 특별히 부족한 부분이 없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