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주총회에서 황금낙하산이나 초다수결의제 등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책을 도입하려는 코스닥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선기자재 업체 오리엔탈정공은 내달 14일 주총에서 기존 이사 해임을 까다롭게 하는 초다수결의제 도입을 안건으로 상정했다.오리엔탈정공은 이사 해임 요건을 '출석주주의 90% 이상,발행주식 총수의 70% 이상 찬성'으로 정관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대한해운 경영진을 긴장시켰던 골라LNG 계열 투자회사 제버란트레이딩이 지난해 한때 오리엔탈정공 지분을 8% 가까이 공격적으로 매입하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상통신장비 업체 사라콤은 다음 달 10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기존 이사들을 해임할 경우 거액의 퇴직보상금을 보장해 적대적 M&A 의욕을 꺾는 황금낙하산 도입을 추진한다.사라콤은 대표이사의 경우 100억원,사내이사의 경우엔 20억원의 퇴직금을 보장하도록 정관을 변경할 예정이다.

의류업체 우수씨엔에스는 3월3일 주총에서 황금낙하산과 초다수결의제 도입을 동시에 추진한다.대표이사 50억원,이사 30억원 퇴직보상액 지급과 함께 출석주주의 75% 이상,발행주식 총수의 50% 이상으로 이사해임 요건을 강화하도록 정관을 바꿀 예정이다.사라콤과 우수씨엔에스는 최근 경영권 양수도 계약에 따라 최대주주가 바뀐 지 얼마되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독소조항'은 기업가치를 떨어뜨려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