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700선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발 물러섰지만 시장은 비교적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수는 강보합에 머물렀지만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를 상회했고 일중 변동성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 이같은 판단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점 등에서 반등 시도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일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2월 전세계 증시는 약세를 보였지만 신흥국 증시는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상대적 강세의 원인 중 하나는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반등 국면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성장률을 고려한 가격 메리트의 잣대인 PEG(MSCI지수 12개월 예상 PER/EPS증가율)의 경우 0.69로, 신흥 아시아 증시 평균 대비 90%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인플레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중국의 추가적인 통화긴축 정책 사용이 어려워 보이고,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추가적인 반등 시도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의 필수소비재 섹터가 이익 모멘텀 및 가격 메리트를 확보하고 있어 19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월마트의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지 않는다면 필수소비재 섹터의 반등과 그로 인한 美 증시의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 홍순표 연구위원은 지난 8월과 11월 4%대에서 정점을 기록했던 일중 변동률이 지난 1월말 1%대로 낮아졌다면서, 이는 국내 증시가 지난 1월말 코스피 1600선을 전후로 한 지수대에서 이미 저점을 확인했을 수 있다는 투자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1월말 이후 외국인 매도 공세가 지난해 8월이나 11월과 같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

홍 연구위원은 "19일 공개될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와 유럽계 금융 기관들의 실적 공개가 국내 증시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저점 통과 인식은 향후 국내 증시로 하여금 예상 가능한 제반 악재들에 대해 선전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