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만 공식 판매되는 애플의 휴대전화 아이폰을 밀반입해 편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중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성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중국에서 대량 생산된 아이폰이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된 뒤 수천개가 다시 중국으로 밀반입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이폰이 인기를 끌면서 아이폰이 판매되지 않는 세계 각 지역에서 관광객이나 소상공인, 밀수업자 등이 미국 등에서 아이폰을 구입해 밀반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등 아이폰 밀수 열풍이 일고 있다.

이런 암거래는 아이폰의 판매대수와 등록대수가 크게 차이나는 미스터리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애플사는 지난해 아이폰 판매대수가 370만대라고 밝혔으나 미국과 유럽의 이동통신회사에 사용을 위해 등록된 아이폰 대수는 230만대에 그쳤다.

밀반입된 아이폰은 편법사용을 방지하는 디지털 잠금장치가 해제돼 해당 지역의 휴대전화 서비스에 맞게 변조돼 애플이 미국에서 AT&T와 맺은 것과 같은 독점적 파트너십을 도입하려는 노력도 무색케 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의 밀반입 성행이 애플에게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신호일 수도 있지만 독점계약 위주의 사업모델에 타격을 가함으로써 3년간 10억달러의 비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아이폰 판매업자들은 미국에서 아이폰을 사서 항공사 승무원이나 관광객들에게 등을 통해 반입하는 공급자들로부터 제품을 조달한다고 말하고 있다.

승무원이나 관광객들은 아이폰을 반입하는 대가로 개당 30달러 정도를 챙긴다.

미국에서 400달러 정도인 아이폰은 중국에서는 450~600달러 정도에 판매되며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경우 일반적으로 제품값 550달러에 잠금장치 해제 및 중국어용 소프트웨어 탑재 등에 25달러가 추가로 들어간다.

애플사는 아이폰의 잠금장치 해제가 구매약관을 위반하는 것이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소비자들에게 경고하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아이폰의 이렇게 사용되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추정을 못하고 있다.

신문은 아이폰의 이 같은 밀반입 성행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뜨거운 제품을 제조업체가 새로운 시장에 서서히 도입하려 시도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