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 때 1~3순위에서 한 명도 신청하지 않은 이른바 '청약률 제로(0)' 행진이 올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17일 금융결제원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68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순위 내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아파트가 모두 14개 단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가구수로는 총 3485가구였다.지역별로는 지방권이 13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수도권에서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서 공급된 타운하우스가 61가구 분양에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다.

부산.울산과 충청권 등 지방권에 남아 있던 투기과열지구와 주택투기지역이 모두 해제된 지난달 30일 이후 청약 신청을 받은 단지 중에서도 5곳이 '청약률 제로'를 기록했다.

특히 충남 천안 두정역 인근에서 분양한 935가구와 울산 신천동에서 공급한 741가구 등 2곳은 투기지역 해제에 따른 직접 수혜지역이었지만 신청자가 아예 없어 이들 규제 완화 효과가 아직 침체돼 있는 시장 분위기를 돌려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많이 나온 곳은 대구(3곳)와 울산(2곳) 등이었다.울산의 경우 작년 12월 이후 2개월 가까이 분양이 없었는데도 이달 들어 청약률 제로 단지가 또다시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작년 말 기준으로 7672가구에 이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완화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방 분양시장의 침체 기조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