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인가 결과에 대한 대학들의 반발이 갈수록 증폭(增幅)되고 있다.고려대의 인가반납 검토 파문에 이어 로스쿨 인가를 신청했던 사립대 총장들이 차기 정부에 2009학년도 첫해부터 총정원을 3200명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등 아예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내년 로스쿨 개원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1개 대학총장들은 지난 14일 긴급회의를 열어 총정원 확대를 비롯해 궁극적으로 요건을 갖추면 로스쿨 설립을 허용하고 정원제한도 없앨 것과,이번 인가를 재심사해줄 것을 촉구했다.일부 대학은 로스쿨과 법과대학을 함께 존치시키는 안도 입법청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행 로스쿨 제도와 정부의 인가결과가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보편적이고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실현하기에는 턱없이 낮게 잡은 총정원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그런 점에서 대학 총장들의 요구는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로스쿨 정책이 법 절차에 의해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배정과 정원 책정을 지금 와서 뒤집자는 것은 오히려 더 큰 혼란(混亂)과 부작용만 불러올 소지가 크다는 점을 우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로스쿨 논란이 '원점 재검토'식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일단은 내년 3월 개원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개선대책을 찾아 보완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근본적으로는 총정원을 대폭 늘리는 게 해법인 만큼,이 문제와 함께 인가학교와 정원배정 확대를 위한 방안을 차기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