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15일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당선되면 한국.미국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날 SBS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미국의 유력 대선 후보인 오바마 의원이 한.미 FTA에 반대하는 입장인데 미국에서 처리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발언록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은 "한.미 FTA는 자동차.쇠고기 등 핵심산업보호와 환경.노동 등 신통상정책의 기준에 합당하지 않다"며 한.미 FTA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김 본부장은 "현재 미국은 대선정국에 돌입했고 오바마 의원은 정치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반대했다가 당선된 이후 입장을 바꿨듯이 오바마 의원도 당선된다면 다른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18대 국회가 구성되면 새 의원들이 (한.미 FTA를) 다시 처음부터 검토할 가능성이 있어 이제까지의 절차를 반복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국회 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한.미 FTA) 내용에 특별한 문제가 없고 한.미 FTA에 대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많았던 만큼 의원들이 이런 민의를 잘 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17대 국회에서 처리가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기대했다.

그는 "한.칠레 FTA 협상 타결 이후 먼저 칠레가 하원에서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킨 이후 우리 측이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던 전례와 국제 관행 등을 고려하면 한.미 FTA의 경우에서도 우리가 먼저 통과시키면 미국 측이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 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