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총리 "한국기업에 우선권 주도록 노력"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오전 통의동 집무실에서 이라크 지방정부인 쿠르드의 니제르반 바르자니 총리를 접견, 한국과 쿠르드 지역간 협력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면담은 바르자니 총리가 한국석유공사 등 한국측 컨소시엄과 쿠르드 인프라 건설 및 유전개발을 연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기에 앞서 자원외교를 강조해온 이 당선인을 만났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쿠르드 지역을 포함한 이라크의 경제성장에 적극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쿠르드 지역에서 추진되는 각종 개발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 당선인은 "오늘 아침 한국기업과 유전개발에 대한 서명을 하고, 지역개발사업에 한국건설업자들이 참여하는 서명을 한다고 들었다"며 "양국을 위해 매우 좋은 일을 한 것 같아서 축하와 함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CEO(최고경영자) 시절 중동건설에 앞장섰던 이 당선인은 "제가 그 지역에 오래 전에 가봤던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기업들이 그 지역에서 일한 경험이 많아 한국건설업자나 많은 기업가들이 그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자원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해서 유전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한국기업들에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면서 "쿠르드 지역과 이라크 국가 전체에 빠른 시일 내에 치안이 확산되고 평화가 와서 아주 평화스런 나라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르자니 총리는 자이툰부대의 파병과 노고에 사의를 표시하고 한국의 풍부한 경험과 지원이 필요한 만큼 긴밀한 관계를 맺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바르자니 총리는 "누구보다 쿠르드와 이라크에 대한 관심과 경험을 갖고 있는 이 당선인의 당선 소식을 접했을 때 무척 기뻤다"며 "쿠르드인은 자이툰부대나 KOICA(한국국제협력단) 뿐만 아니라 한국국민들을 사회와 가족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다"고 친밀감을 표시했다.

그는 "지방정부는 앞으로 한국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자 한다"며 "한국이 먼저 쿠르드에 진출한 후 이라크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 게 어떤가 한다.

당선인이 말한 대로 지방정부는 한국기업에 우선권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우리의 에너지가 필요한 반면 쿠르드 지방정부는 한국의 풍부한 경험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오늘은 쿠르드 지방정부로서 매우 역사적인 날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기 바란다"고 협력을 다짐했다.

한편 쿠르드 정부와 한국석유공사 등 한국컨소시엄간 양해각서 체결 과정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의 투자유치 태스크포스 관계자들이 상당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이 강조한 자원외교의 첫 성과라는 평가도 가능해 보이지만 이 당선인측은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지방정부가 원유개발 수입의 분배문제로 대립하고 있어 자칫 외교적 마찰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는 점 때문인지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