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ㆍ육성이 대기업의 자체 발전을 위해서도 긴요하다고 보고 다양한 상생협력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한화는 협력업체를 '도와준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대에서도 경쟁력을 지닐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화는 이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현금결제 비중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전체 계열사의 현금성결제 비중은 75%,금액으로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또 중소기업 인력파견,협력업체와의 공동연구,인적 교류 등을 통해 '윈-윈'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원자재 구매 대행,전자입찰,역구매제도(공급가 할인),유휴설비 이전,신제품 개발 참여,연구소 및 설비 공동사용 등의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협력업체와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한화로부터 원자재 구매대행을 지원받은 중소기업만 지난해 11개사에 달할 정도다.

주력 계열사인 ㈜한화는 원ㆍ부자재 공급업체에 대해 사전에 품질관리 및 기술지도를 실시해 품질보증을 해주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의 자금난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물품대금에 대해 선급금 제도를 시행 중이다. 또 방산제품 제작에 반드시 필요한 고가의 금형을 제작해 협력업체에 대여함으로써 중소 협력업체의 자금난을 덜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금형 대여를 요청한 중소기업만 50여개 업체에 이른다.

한화석유화학은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협력업체들과 나누기 위해 베스트파트너스(BPS)팀을 구성,활동을 벌이고 있다. BPS팀은 생산 현장과 해당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와 전문가들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에너지 절감,설비진단,품질관리기법 교육,품질경영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화건설 역시 환경기술이 있는 중소기업과 협력해 상업화를 도모하는 등 업종 특성에 맞는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고려자동화의 생활폐기물연료 생산기술의 특허 출원 및 상업화를 도와주면서 함께 사업모델을 만들기도 했다. 한화건설의 도움에 힘입어 ㈜고려자동화는 이후 외국기술을 도입한 경쟁사를 물리치고 국내 최초로 강원도 원주시의 생활폐기물 연료화사업을 수주했다.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인지도 및 시공능력이 우수한 대기업이 서로의 장점을 접목해 사장될 뻔한 기술을 상업화한 것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상생경영 정착을 위해 고객감동사례 발표회를 정례화하고 있다"며 "계열사마다 우수 상생협력 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함으로써 사업 역량을 향상시키고 1차 고객인 거래처와 동반 성장도 이뤄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