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가분양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상가시장은 각종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올 들어서는 외부 환경이 다소 나아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지난해는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분양이 공급과잉과 고분양가로 한파를 맞았다. 더욱이 증시 호황으로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끊긴데다 고금리로 상가 분양은 개점휴업이었고 분양을 하더라도 대부분 미분양됐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조금 나아진 모습이다. 주식이 조정을 받으면서 주식으로 쏠리던 자금 흐름이 한풀 꺾였고 금리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가 수익률은 보통 6~7%대 수준인데 그동안 은행권 특판 금리가 7%에 이르러 투자자들이 계약을 미뤄왔다"며 "최근 이율이 떨어지면서 투자를 유보해오던 투자자들의 상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 들어서도 집값 안정세가 지속되면 투자자들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도 힘을 받고 있다.

상가 분양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온기가 느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상가컨설팅업체인 3M컨설팅의 장경철 사장은 "작년에는 상가분양을 받겠다는 사람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는데 요즘 들어 괜찮은 물건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는 문의가 제법 들어온다"며 "분위기가 상당히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택지지구 내 상가 주목

상가분양 시장에 봄바람이 느껴지지만 모든 상품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상가시장 전문가들은 매입 대상 범위를 역세권 근린상가나 대규모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 등의 점포에 선별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테마상가와 주상복합 아파트상가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대부분의 근린상가도 마찬가지다. 관심을 둘 만한 상품은 그동안 가장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왔던 단지 내 상가다. 구체적으로는 대규모 택지지구에 들어서는 단지 내 상가 물량이다.

단지 내 상가는 배후 아파트의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매출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그런만큼 임차인들이 선호하고 공실 우려도 적다. 더군다나 택지지구는 아파트 입주율이 초기부터 높아 인기다. 이런 이유로 단지 내 상가는 작년에도 그나마 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서울.수도권서 50개 공급

올해 택지지구 아파트 입주 일정을 감안하면 대략적인 상가 분양일정 추정이 가능하다.

상가정보업체인 상가114와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올해 서울.수도권 택지지구에서 분양되는 단지 내 상가는 5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판교신도시와 동탄신도시 등 유명 택지지구 물량이 눈길을 잡는다. 판교신도시에서는 5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는 상가가 8개나 된다. 판교신도시는 '로또 청약'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유망지역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단지 내 상가 역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당급 신도시로 확대되는 동탄신도시의 단지 내 상가도 주목할 만하다. 500가구 이상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가 6개로 집계됐다. 이외에 경기 화성시 향남지구,하남시 풍산지구,김포시 장기지구,남양주시 가운지구에서도 물량이 나온다.

주택공사는 아직 올해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주공 관계자는 "올해 주공이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 분양일정은 이달 말쯤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500가구 넘어야

단지 내 상가에 투자할 때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아파트 규모다. 적어도 500가구 이상은 돼야 한다. 가구수가 너무 적으면 이용객이 적어 단지 내 상가로서 매력이 낮다. 아파트의 주택별 크기는 100㎡(30평형)대가 많으면 좋다. 100㎡형 아파트는 맞벌이 부부 등 소비력이 왕성한 입주민이 많이 살기 때문이다.

가구수가 많더라도 상가가 너무 많이 지어졌다면 효과가 반감되므로 이 또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자금여력이 충분하다면 1층 코너 자리나 출입구쪽 점포를 얻어야 환금성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제과점 편의점 약국 등을 독점적으로 입점할 수 있다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용기를 내 계약할 만하다. 우선임대가 된 상가는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좋다. 그러나 부동산 중개업소처럼 2년 뒤에 재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임대료 또한 높은 값에 책정돼 있다면 공실 위험성이 상존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