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총선 공천 신청을 마감한 결과,이명박 당선인의 최측근들이 예상대로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이들 중 상당수는 "청와대로 같이 가자"는 당선인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지역행을 고집,간신히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때문에 'MB당선'의 일등공신인 이들이 청와대를 마다하고 여의도로 가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누가 나오나=최근까지 정무수석비서관 하마평에 올랐던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은 대구 중ㆍ남구에 출마키로 했다.그는 새 내각과 청와대 인선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이 당선인의 측근 중의 측근이다.이 당선인의 서울시장 시절 대변인으로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김병일 인수위 전문위원은 충북 청주 흥덕갑에,MB맨 중 맏형 격인 백성운 인수위 행정실장은 경기 고양 일산갑에 각각 도전했다.원외이면서도 한나라당 내 대표적 소장파로 꼽히는 권영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서울 노원을에서 표밭을 갈아왔다.서울시장 때부터 이 당선인을 보좌해 온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은 서울 마포갑에서,이 당선인의 공보를 도맡았던 조해진 당선인 부대변인은 경남 밀양ㆍ창녕에서 공을 들여왔다.

이 당선인의 '책사'로 불리는 권택기 비서실 정무기획2팀장은 서울 광진갑에,한반도대운하 공약의 뼈대를 만들었던 김영우 비서실 정책기획부팀장은 경기 포천ㆍ연천에 각각 출마했다.대선에서 지역 조직을 엮기 위해 뛰었던 구인호 인수위 실무위원은 강원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에,선대위 기획위원을 지낸 김장수 인수위 자문위원은 충남 논산ㆍ금산ㆍ계룡에 각각 도전했다.이 당선인의 공보특보였던 배용수 인수위 자문위원과 송태영 당선인 부대변인은 서울 강서갑과 청주 흥덕을에 각각 신청했다.

◆왜 여의도로=이 당선인 곁에서 일했던 이들이 정권을 잡고 나서 여의도로 가는 현실적인 이유는 지금이 '배지'를 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 때문이다.청와대나 정부 측에서 일을 하다가 4년 뒤에 국회의원에 도전할 수 있지만,그때는 정권 말이어서 한나라당이 지금과 같은 높은 지지율을 얻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또 이 당선인의 정책들을 정치권에서 보다 강하게 뒷받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한반도대운하를 비롯한 논란거리가 될 주요 공약 추진의 '버팀목'역할이 이들에게 주어진 셈이다.이들의 원내진출은 자연히 이 당선인의 지분을 넓혀주게 된다.

결국 이 당선인이 이런 이유들 때문에 '가신'들의 정치권 진출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