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회사 경영진들이 지난달 주가가 급락하자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으며 이는 미국 증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뉴욕 증시 상장사의 내부자 지분 변동을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워싱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기업의 고위 경영진과 이사 등 내부자들은 월별 기준으로 1995년 1월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자사주를 순매수했다.이들이 사들인 자사주는 6억8300만달러어치에 달한 반면 내다 판 주식은 4억7500만달러어치에 불과했다.

지난달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자 회사 내부자들이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지난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6.1%나 떨어졌다.이는 1990년 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었다.

FT는 과거 내부 경영진 등이 자사주를 순매수한 경우 주가가 이후 1년간 급반등하는 추세를 보여왔다고 전했다.1995년 1월 내부자의 자사주 순매입이 이뤄진 후 S&P500지수는 그해 34.1% 폭등했다.역시 내부자들이 순매수를 보인 1994년 3월과 1990년 9월에도 이후 1년간 주가가 급격하게 올랐다.

지난달 내부자들의 자사주 매입은 통신,산업재,소비재,에너지 원자재 관련 업체에 집중됐다.경기가 회복될 경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업종들이다.반면 금융업종 내부자들은 2800만달러어치의 자사주를 순매도했다.여전히 업황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