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동안 풀리지 않고 영구 미스터리로 남을 뻔한 사망사건이 현장에서 발견한 사진 한장으로 해결점을 찾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뉴욕 경찰은 1993년 6월 티티쿠스 저수지에서 17㎏짜리 돌배낭을 짊어진 채 숨진 남자의 익사체를 발견했다.

당시 이렇다할 단서가 없어 사망자의 이름을 확인할 수 없었고 행방불명자 명단에서도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유일한 단서는 흑백사진이었다.

1950~60년 초 복장의 할아버지가 어린 소년을 안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경찰은 사진 속 소년을 익사체 주인공으로 추정하고 수배에 나섰으나 수년 동안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했다.

더욱이 경찰이 사진 속 가로등을 뉴욕이 아닌 서부 매사추세츠 가로등으로 착각해 수사는 영구미제로 남을 뻔했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탐문수사를 벌였다.

지난 1월에는 지역신문 '버크셔 이글'에 사진을 게재해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사진속 주인공을 수소문했다.

마침 뉴욕 벨포트에서 거주했던 전직교사 테리 야쿠비치가 신문에 실린 사진속 교회건물을 알아내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야쿠비치는 자신이 47년동안 살았던 마을교회를 알아챘고 결국 경찰출신 친구와 함께 사진속 현장을 찾아냈다.

이들은 공터로 변한 토지의 소유주를 조회한 결과 남자가 '앤드루 부크리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치아감식을 통해 부크리스의 신원을 확인했고, 부크리스 형제들도 15년만에 동생의 죽음을 확인했다.

사건 해결에 결정적으로 공헌한 야쿠비치는 "심령가도 아니지만 부크리스가 나에게 들어와 사건이 해결되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뉴욕 AP=연합뉴스)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