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2일 발표한 수능 등급제 보완 등을 포함한 3단계 대입 자율화 방안이 올해 고 3이 되는 수험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전문가들은 올해 말 치러지는 2009학년도 입시에는 수능의 영향력이 예년에 비해 커지고 대학별 시험인 논술도 다소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09학년도 입시는 현행 수능 등급제를 보완하는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발표된 2009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에서 크게 바뀌지 않는다.

성적표에 기재되는 학력 정보가 등급,표준점수,백분위 등으로 다양화되지만 시험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하지만 입시전략은 2008학년도와 다르게 짤 필요가 있다.시험의 메커니즘이 바뀌기 때문이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등급제 수능은 점수가 떨어지는 과목에 집중적으로 매달려 등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점수제 수능에서는 잘하는 과목의 점수를 만점에 가깝게 높이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특히 지원 대학에서 가중치를 두는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따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신,수능 등 전형요소 반영 비중이 대학 자율로 결정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특히 커트라인이 높은 상위권 사립대학이 정시에서 내신의 반영 비율을 대폭 낮추고 대신 수능의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내신과 수능 반영 비중을 확인한 후 수능에 주력할지,끝까지 내신을 챙길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내신에도 수능처럼 표준점수가 도입될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황성환 진학사 기획조정 실장은 "내신의 반영 방식에 대한 규제가 사라진 만큼 학생부에 기재되는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 등을 활용,내신 점수를 표준점수로 전환해 반영하는 대학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외국어고 출신 등 학교의 평균 학력이 높아 상대적으로 내신성적이 낮게 잡히는 수험생들이 받는 불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술고사의 경우 '본고사 부활 논란'이 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학협의체가 자율적 규제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게 인수위의 방침이다.본고사 시행과 관련,정부 규제 대신 대학들의 자율 규제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본고사와 유사한 형태의 논술고사를 출제한 후 이를 논술의 한 형태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수능 점수 공개 때문에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의 수는 줄어들겠지만 논술에 대한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입시기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