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매 물건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동 ○○호 112㎡형입니다.

최초 가격은 11억5000만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1억5000만원 나왔습니다.

11억7500만원 안 계십니까.

11억7500만원 나왔습니다.

12억원에 사실 분 계십니까.
부동산도 '민간경매' 시대
12억원 나왔습니다.

12억5000만원은 없으신가요.

… ….12억원에 낙찰됐습니다."

오는 3월 부동산 시장에 프라이빗 옥션(사설경매)이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

부동산 사설경매란 그림이나 배추 생선 등을 경매하듯이 아파트,땅 등 부동산을 법원이 아니라 일반 경매장에서 사고파는 방식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상당히 보편화된 매각 방식이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은 국내 처음으로 프라이빗 옥션장인 지지옥션부동산거래소를 서울 용산구 청파동 사옥에 개장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회사 강은 팀장은 "이르면 3월부터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원경매나 자산관리공사의 공매는 강제 매각인 반면 프라이빗 옥션은 부동산 소유자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경매시장에서 집이나 땅 등을 팔게 된다.

또 법원경매에서는 입찰 봉투에 희망가격을 써넣지만 프라이빗 옥션에서는 가격을 부르는 호가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장에서 분위기를 보고 매입가격을 정해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경매 절차는 간단하다.

지지옥션 측은 경매의뢰가 들어오면 심사를 통해 분쟁 소지나 하자가 있는 물건을 골라낸 뒤 우량 매물만 의뢰자와 매도의뢰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방식은 전속중개 조건이며 계약 때 30만원(매물가격 5억원 미만)~50만원(5억원 이상)의 예납금을 받는다.

예납금은 부동산이 팔릴 경우 수수료에 포함시키고 매각이 실패하면 돌려준다.

지지옥션은 접수된 매물의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확인원 등 각종 공적자료와 부동산 가치평가를 거쳐 사진 및 지도 등과 함께 경매정보지와 인터넷(www.ggi.co.kr)에 공시한다.

경매 전에 수의계약 기회를 한 번 주고 수의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매 절차를 밟는다.

경매는 3차에 걸쳐 진행되며,유찰되면 다음 경매 때 매도자와 상의해 경매 시초가를 다시 정한다.

지지옥션 측은 접수된 매물은 100일 안에 매각하고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비용의 100%를 환불할 방침이다.

매수 희망자는 경매장에 보증금과 신분증을 지참하고 가면 된다.

보증금은 100만원이며 계약금은 낙찰받은 다음날 낙찰 금액의 10%를 내면 된다.

중도금과 잔금지급은 경매 의뢰자와 협의해 결정할 수 있다.

매매 수수료는 매도자가 낙찰금액의 0.4%,매수자는 0.1%다.

강 팀장은 "프라이빗 옥션을 통해 부동산을 거래하면 매도자는 최적의 가격에 빨리 팔아서 유리하고 매수자는 불필요한 흥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법원경매처럼 명도 부담도 없어 간편하다"며 "이 같은 이유로 미국에서는 지난해 57조원의 부동산이 사설경매를 통해 거래될 만큼 인기가 높고 호주 영국 등에서도 일반화 됐다"고 설명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