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코스피지수가 5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일각에서 투매까지 나타나는 등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나 지수가 시장에서 지지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1,700선에 바짝 다가서자 매도보다는 저가매수 가능성을 고심해 봐야 한다는 의견들이 증시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이번주 후반부터 저가매수를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 뒤 미국 투자은행들의 손실 공개 등 각종 악재들이 드러나는 이번 주를 고비를 넘기면 의미있는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주후반 들어 다음주를 노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결정이나 미 행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미국 증시가 안정되는 것을 확인한 후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현 지수대가 이미 가격 측면에서 매력적인 구간으로 평가되는 만큼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분할매수를 나서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씨티은행 쇼크'에 따른 미국발 한파로 전날보다 41.98포인트(2.40%) 하락한 1,704.97에 마감됐다.

◆ "단기적으로 주 후반 반등 가능..다음주를 노리는 전략도 가능" =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주에 다양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할 것인 만큼 이후 주가동향을 확인한 뒤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위원은 이날 시황보고서에서 "미국의 주요경제지표와 미국 금융기관들의 실적발표가 진행되고 나면 월말에 발표된 미 행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로 미국 증시는 기술적 반등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김 위원은 "따라서 국내증시는 주 후반 반등을 노리는 전략이 단기적으로 유효해 보인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손절매성 투매가 집중되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다음주를 노리는 분할매수 전략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현 시점에서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반등을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 "시장참여는 미 증시 안정 확인 후도 늦지 않다"= 그러나 미국시장의 안정과 그에 따른 반등수준을 확인한 이후에 참여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현재 시장은 균형감각을 잃고 지나치게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번 주 미국 투자은행 등 실적발표와 이달 말 미 금리결정과 경기부양책 발표 등 확인해야할 사안들이 남아 있으며 거기서 의미있는 반등신호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뒤 투자하는 게 마음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장은 "투자자들에게 현재 상황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며 "서서히 저가매수에 나설 때가 다가오고는 있지만 시장이 한두 차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만큼 분할매수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위원은 "종목별로는 기관선호주를 중심으로 일부 차별화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이런 흐름은 시장 내 극히 일부의 움직임으로 시장 전체 분위기를 이끌기는 역부족"이라며 "결국 시장 반등을 위한 전제조건인 미 증시의 안정이나 안정을 위한 대책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기업실적의 호전이나 개별재료만 가지고는 주가의 방향성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 이후 시장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중장기 투자자라면 1,700선 중반을 밑도는 현 상황은 낙폭과대주에 대한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아 분할매수로 접근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김 위원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