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을 물으셔야지 총리상을 물으시면… 허허."(좌중 웃음)

이명박 당선인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감한 질문에는 때때로 농담을 던지는 등 시종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대운하,교육 정책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며 단호한 어조로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회견이 시작되기 15분 전까지 직접 연설문을 수정할 정도로 이번 회견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대선 다음 날 내외신 기자회견이 있었지만 이날 회견이 사실상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는 처음 국민과 접촉하는 기회라는 점을 감안,막판까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일부 문구를 직접 고치는 등 연설문을 다듬었다는 것.이 때문에 회견 약 1시간 전에 언론에 배포된 연설문은 이후 두 차례나 수정본이 나왔다.연설문은 이 당선인의 최측근인 박형준 의원(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이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짙은 회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오전 10시 정각에 회견장에 도착한 이 당선인은 비교적 여유로운 표정으로 막힘없이 연설을 이어갔다.그는 특히 일문일답에서는 때때로 농담을 던지며 회견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도 했다.그는 새 정부 첫 국무총리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첫 질문이 나오자 "대통령상을 물으셔야지 총리상을 물으면… 그건 총리에게 물어야지"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자아냈고 막바지에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특검법을 꼭 물어봐야 되겠나"라고 농담조로 반문하면서 회견을 부드럽게 마무리했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반도대운하 건설,연 7% 경제성장,부동산대책,교육정책 등과 관련한 질문에는 "그건 그렇지 않다"라는 표현을 쓰며 자신의 논리를 강하게 설파했다. 특히 한반도대운하나 교육정책 공약에 대해서는 "일부 언론이 안 된다는 전제하에 보도를 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과외비와 대학 본고사 등을 우려하고 있는데 깊이 보면 그런 게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언론의 보도 태도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