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제 품안에서 키웠다면 이제부터는 시장의 도움을 받아 회사에 날개를 달아 주고 싶습니다."

16,17일 이틀간 일반 청약을 받아 오는 24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엔케이의 박윤소 회장(67)은 14일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자금 마련을 위해 상장에 나섰다"며 이같이 말했다.박 회장은 2006년 전재준 삼정펄프 회장(당시 84세)에 이어 유가증권 시장을 노크하는 두 번째 고령자다.

박 회장은 청약 준비를 위해 젊은이 못지않게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그는 "체력은 버틸 만하지만 처음 해 보는 일이라서 어려운 점도 적지 않다"며 "상장 준비를 하면서 젊은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박 회장이 엔케이를 창업한 것은 1984년.올해로 24년째다.생산 아이템은 선박용 소화 시스템.세계 시장점유율 18%로 전 세계 선박 10대 중 2대가 이 회사에서 만든 소화 장치를 채택하고 있는 셈이다.고압 천연가스 용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78%를 웃돈다.회사 설립 이후 매출이 줄어들거나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영업이익률도 매년 10%를 넘나든다.

엔케이는 박 회장의 품에서 잘 자랐다. 그러나 박 회장은 지금 위치에 만족하지 않는다.그는 "선박 시장이 지속적으로 호황일 수 없다"며 "선박 분야와 압축 천연가스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상장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경북 포항에 3만평이 넘는 천연가스 용기 및 원소재 가공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1000억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인데 이는 연간 매출(2006년 1143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그는 "'한우물'만 파다 보니 상장이 늦었다"며 "매년 재투자하고 기술 개발하는 것만 해도 벅찼다"고 말했다.2006년 지출한 연구개발(R&D)비는 53억원으로 영업이익(115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박 회장의 꿈은 지금까지 그래 온 것처럼 회사가 쭉쭉 커 가는 것이다.그는 "지금까지 회사가 큰 것은 '잘 아는' 분야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신사업도 이런 원칙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24년간 그의 지분율(66.67%,상장 후 53%)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고 아내와 두 아들의 회사 지분도 전혀 없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