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과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4일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을 피의자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송해은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법과 절차에 따라 그레이켄 회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레이켄 회장을 상대로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이기 위해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등을 시켜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는지,외환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조작에 관여했는지,외환은행과 합병하기 위해 외환카드 허위감자설을 유포하도록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송 기획관은 그레이켄 회장에 대해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이라고 말해 구속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레이켄 회장은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으로 '기소중지',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참고인 중지' 상태인 핵심 관계자여서 신병 처리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2006년 감사원 등의 수사의뢰를 받아 9개월여에 걸쳐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조사했으며,같은 해 12월 당시 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강원 외환은행장이 론스타 측과 공모해 고의로 은행자산을 저평가하는 방법으로 외환은행을 정상가보다 최대 8252억원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그러나 론스타 측이 정ㆍ관계 고위 인사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스티븐 리 전 대표가 미국으로 도피하는 등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반쪽 수사'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