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동열(44) 삼성 감독이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 수석코치 직을 사퇴했다.

선 감독은 2일 "현역 감독이 대표팀을 맡다 보니 받는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지난해 12월 아시아 예선전이 끝난 뒤 돌아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대회를 준비하면서 김경문 감독님은 야수, 나는 투수를 관장했는데 아무래도 김 감독님이 야수 뿐 아니라 투수도 관리해야 모양새가 좋을 것 같다.

김 감독님이 첫 국제 대회를 치러보신 만큼 내년 3월 대륙별 플레이오프 때는 잘 하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투수코치를 맡아 김인식 당시 감독과 절묘한 투수 교체로 한국을 4강으로 이끈 선 감독은 이번 올림픽 대표팀에서 수석코치로 마운드 운용을 책임졌다.

그러나 생각만큼 투수진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탓에 류현진과 박찬호를 대만전에 몽땅 쏟아 부었고 일본전에는 나설 선발이 없어 계투진으로 맞섰지만 아쉽게 분패, 본선 직행 티켓을 일본에 내줬다.

선 감독은 "현역 감독이 대표팀을 책임지다 보니 소속팀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

유망주도 발굴하고 전력을 추스리는 등 내년을 대비해야 하는데 대표팀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사실상 소속팀에 정신을 둘 수가 없다.

앞으로는 재야 인사 중 유능하신 분들이 대표팀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일단 KBO에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확답은 듣지 못한 상태. 김경문 대표팀 감독과 윤동균 KBO 기술위원장은 3일 만나 대표팀 훈련 일정 등을 논의하는데 이 자리에서 후임 인선자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