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집권하면 2008년에 코스피지수 3000 돌파,임기 내 5000을 달성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에 했던 말이다.

만약 그의 말대로 재임 기간 중 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고 내친김에 5000까지 돌파한다면 그야말로 주식의 시대는 활짝 꽃피우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 당선자의 강한 의욕이 반영된 것인 만큼 숫자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이 당선자의 시장 및 기업 친화적인 성향이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해소시키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실제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 당선자가 '경제를 아는 대통령''시장 친화적인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만큼 주식시장은 과거 3∼4년간의 대세상승세를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강하다.


◆대선 후 강세,이번에도 재연될까

한국투자 미래에셋증권 등의 분석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집권 초기에는 주가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윤자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3대부터 16대까지 대통령 임기와 코스피지수의 상관 관계를 놓고 보면 임기 1년차에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2년차에 고점을 형성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취임 첫해 코스피지수 연간 상승률은 13대(노태우)가 72.8%,14대(김영삼)가 27.7%,15대(김대중)가 49.5%,16대(노무현)가 29.2%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주가 상승은 대통령이 임기 초에 의욕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시행함에 따라 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하지만 "과거와 지금의 경기상황이 다른 만큼 과거 통계를 그대로 내년 증시에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13대부터 16대까지 신임 대통령 임기는 모두 경기저점 국면(경기선행지수 기준)에서 출발한 반면 현재는 경기확장 국면을 지속해온 터라 17대 대통령은 '경기저점 출발'의 행운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이 당선자의 시장 및 기업 친화적인 정책에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며 "경제환경의 선진화가 이머징시장 내에서도 할인돼 있는 국내 증시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 건설 기계 운송주 주목

이 당선자의 집권 기간에는 금산분리 완화와 한반도 대운하 건설 등 핵심 정책에 따라 금융과 건설 기계 운송업종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각종 규제철폐와 금산분리 원칙 완화 등이 이뤄질 경우 은행권은 대형 M&A(인수합병)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며 "그동안 소외돼 왔던 은행주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체들도 긍정적이지만 이미 대선 전에 주가가 상승했던 만큼 실제 수혜가 기대되는 대형 건설업체로 투자대상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이 당선자의 공기업 민영화 공약에 따라 정부 지분 매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도 투자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과 가스공사는 물론 대우증권 대우인터내셔널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쌍용양회 우리금융 기업은행 외환은행 현대건설 SK네트웍스 대한통운 등 공기업이 지분을 보유한 상장기업들이 후보로 꼽힌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