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25%포인트 내렸으나 금리 인하 폭에 대한 실망감과 향후 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으로 급락했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294.26포인트(2.14%) 내린 13,432.77에 거래를 마감,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66.60포인트(2.45%) 떨어진 2,652.35를,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8.31포인트(2.53%) 하락한 1,477.65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FOMC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관망세 속에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을 보이다 오후 2시15분께 금리의 0.25%포인트 인하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급락세를 나타냈다.

AG 에드워즈 앤드 선스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스튜어트 프리먼은 금리 인하 폭이 좀 더 클 것으로 추정하거나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있었다면서 금리 인하폭에 대한 실망감이 증시 하락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또한 FOMC가 추가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시사하지 않아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것도 증시 급락의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FOMC는 이날 성명서에서 "주택시장의 조정이 심화되고 기업투자와 소비자지출이 약세로 전환됨에 따라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최근 몇 주간 증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앞서 2차례 실시한 금리 인하와 함께 완만한 경제성장을 해나가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FOMC가 이번까지 3차례에 걸쳐 금리를 1.0%포인트 인하한 것이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는 선제적인 조치로 충분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꺾이게 만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FOMC가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는 경기 하강의 위험에 대처하는데 좀 더 무게를 두기를 희망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이 남아있다며 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좀 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약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 씨티그룹이 4.4% 하락하고 JP모건 체이스가 3.1% 하락하는 등 금융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워싱턴 뮤추얼은 전날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사업을 중단키로 하고 3천150명을 해고키로 하는 한편 배당금을 삭감키로 했다고 밝힌 영향으로 12.4% 하락했다.

통신회사 AT&T는 배당금을 13% 늘리고 2009년까지 4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힌 영향에 4.1% 올랐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