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자동차 보험시장이 외국계 보험사의 잇따른 진출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세계 3대 보험사의 하나인 프랑스 악사가 지난 3월 온라인 1위 업체인 교보자동차보험을 인수한 데 이어 10일 독일의 보험종합금융그룹 뮌헨리 산하 원수보험사인 에르고가 다음다이렉트보험의 지분 65%를 인수키로 한 것이다.

세계 유수의 보험사들이 다른 나라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강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정보기술(IT) 인프라의 수준이나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가격 경쟁력, 해외 사례 등을 감안하면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차지하는 온라인 시장의 비중이 현재 15% 선에서 2010년이면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계의 진출은 앞으로 급속히 커질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교보악사자동차보험과 다음다이렉트는 나란히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1, 2위를 달리는 회사로, 이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현대하이카다이렉트, 교원나라 자동차보험 등 온라인 전업사 뿐 아니라 오프라인 손해보험사들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교보악사자동차보험의 시장 점유율은 27.6%, 다음다이렉트는 16.4%인데 외국계에 인수된 것을 계기로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칠 경우 두 회사의 온라인 시장 점유율이 훌쩍 절반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교보악사자동차보험의 경우 악사에 인수된 이후 1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공세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매달 30%(작년 동기 대비 원수보험료 기준) 성장할 정도로 질주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뮌헨리 산하에 있는 에르고 역시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온라인 시장을 공략을 할 것으로 보험업계는 점치고 있다.

오프라인 자동차보험사들 역시 마음 놓을 수 없는 형편이다.

온라인 시장의 팽창은 곧 오프라인 시장의 축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화재를 제외한 모든 손해보험사들은 현재 별도 법인은 아니더라도 사업부 형태로 온라인 시장에 이미 뛰어든 상황이어서 외국계의 진출로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선 이들 외국계 보험사의 최종 목적지를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이 아닌 상해.질병 등 일반 손해보험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보험료 인상에 대한 국민의 `저항'이 커 `돈 되는' 상품이 못 된다는 것이 주요 근거다.

따라서 마케팅에 필수적인 고객 정보 확보가 용이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교두보로 삼아 국내 손해보험시장 전체로 판매 영역을 넓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시장은 수요 창출에 한계가 있고 기본적으로 수익이 크지 않다"며 "향후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른 보험상품을 뚫어보겠다는 포석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