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달아오르는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이적 시장만큼 남녀 프로골프에서도 '인기 선수' 잡기 경쟁이 뜨거워진다.

올해도 프로골퍼들의 셔츠와 모자에 로고를 달기 위해 기업들이 중계방송 등 미디어에 노출 빈도가 높은 선수를 모시려는 손길과 몸값을 높이려는 선수들간 기 싸움이 한창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최대어'는 CJ와 5년 계약이 만료되는 박세리(30)이다.

박세리는 전성기에 비해 기량은 다소 떨어졌지만 '상징성'이 대단해 홍보효과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더구나 올해 최연소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된데다 한국여자프로골프 명예의 전당 2호 입회가 확정돼 위상은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CJ에서 인센티브를 포함해 연간 30억원을 받았던 박세리의 비싼 몸값 때문에 모자에 로고를 새길 기업은 안개 속이다.

일단 CJ가 계약 연장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현상 유지를 원하는 박세리와 연봉을 삭감하겠다는 CJ 측 입장이 맞선 상태.
워낙 거액의 몸값이 예상되기에 CJ에 남든 다른 기업으로 둥지를 옮기든 프로골프 후원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이마트와 계약이 끝나는 이지영(22)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지영은 아직 우승이 한차례 밖에 없지만 LPGA 투어에서 1∼2위를 다투는 장타력을 앞세워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고 20대 초반의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선수라는 점에서 골프 마케팅에 관심있는 기업이라면 탐내는 자원이다.

이지영 역시 하이마트와 계약을 연장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뜻이 맞지 않는다면 다른 기업을 알아보겠다는 생각이다.

내년 LPGA투어에 합류하는 지은희(21)는 캘러웨이골프 모자를 쓰고 있지만 새로운 로고를 달 공산이 크다.

캘러웨이골프는 지은희를 붙잡고 싶은 마음에 미국 본사에 후원을 건의했지만 지은희를 원하는 기업이 있다면 용품계약으로 한 발 물러설 수도 있다는 복안이다.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하는 박희영(20)도 이수건설과 계약이 올해로 끝난다.

퀄리파잉스쿨 결과에 따라 박희영도 올해 '대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휠라코리아가 후원하는 문현희(24)도 올해 계약이 만료돼 재계약과 이적의 갈림길에 섰다.

이밖에 작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정재은(18), 유소연(17), 최혜용(17) 등 '국가대표 3인방'도 1억원대 후원 계약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남자 선수들은 최경주(37.나이키골프),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을 비롯해 김경태(21.신한은행), 강경남(24.삼화저축은행) 등 굵직한 선수들은 모두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대형 계약은 기대할 수 없다.

다만 최근 끝난 한국프로골프 퀄리파잉스쿨에서 수석을 차지한 김혜동(21)과 일본 진출을 노리는 정지호(23.던롭스릭슨) 등 유망주들을 상대로 영입을 원하는 기업들이 입질이 오가고 있는 정도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