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연구원은 27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인 차원에서 탄소배출권 및 배출권 파생상품, 원-위안 선물, 해외주가지수 선물 등의 새로운 파생상품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형태 증권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증권선물거래소(KRX) 국제회의장에서 증권연구원 주최로 열린 'KRX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방안' 공청회 주제발표를 통해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헤지펀드, PEF(사모펀드), 국부펀드 등의 공격적 투자자와 파생상품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국가 경쟁력의 근간인 자본시장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선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 전략적인 차원에서 파생상품 시장의 육성을 위한 투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김 부원장은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들에서 파생상품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코스피지수선물 및 옵션 거래마저 2003년 이후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파생상품의 개발과 시장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10위의 에너지 소비국이자 온실가스 배출량 10위로 환경 위험 노출 정도가 높지만 환경목표 달성과 비용절감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탄소배출권과 관련 파생상품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장치나 투자는 미흡하다"고 지적한 뒤 "주변국들 중에도 아직 탄소배출권 시장이 활성화된 곳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초기 시장선점시 역내 주도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중국의 교역 규모를 고려할 때 중국 위안화에 대한 환위험 노출이 국민경제 차원에서 심각한 수준에 있어 원위안 선물을 통한 헤지(위험회피)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시장 간섭 등으로 상품화가 쉽지 않지만 중국 경제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전략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 금융허브로서의 위상 강화와 자본시장의 국제화 차원에서 해외주가지수선물도 매우 중요하다"며 "신속하게 개발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부원장은 이밖에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경감할 있는 수단으로서 석유선물을 비롯해 신용지수파생상품, 개별주식선물, 코리보(KORIBOR)선물, 스왑노트, 철근선물 등의 파생상품 개발과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한편 증권연구원이 국내 파생상품 전문가 1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파생상품 중 도입 필요성이 가장 큰 것은 VIX(변동성지수)와 신용지수 파생상품이었으며 그 다음은 에너지, 탄소배출권, 코리보 파생상품 순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