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여수'의 환호가 메아리쳤다.

26일 오후 7시께(현지 시각) 제142차 BIE(세계박람회기구) 총회가 열린 프랑스 파리의 '팔레 드 콩그레' 대표단 대기실과 광장에서는 총회장에서 2012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여수, 코리아'가 불린 순간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는 온통 눈물바다였다.

그것은 5년 전의 악몽을 떨쳐 버리고 세계속으로 비상의 날개를 활짝 펴는 순간이었고 한반도가 지구촌 해양시대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첫 발걸음이기도 했다.

이날 2시간여가 지연된 뒤에 시작된 1차 투표에서 여수는 68표를 획득, 59표를 얻은 탕헤르에 앞선 뒤 이어 실시된 2차 투표에서 폴란드가 얻은 13표 가운데 9표를 가져와 결국 77대 63으로 여유있는 승리를 거뒀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응원을 위해 고국에서 날아와 총회장 대표단 대기실에서 투표 결과를 초조히 기다리던 300여 명의 국민응원단은 발표 순간 '여수! 여수!'를 연호하며 손에 손에 태극기와 여수엑스포 수기를 들고 총회장 앞 광장으로 뛰쳐 나왔다.

총회 시작 전에 개선문 앞에서 한 차례 응원을 펼친 데 이어 총회장인 '팔레 드 콩그레' 남문과 동문, 서문에 흩어져 입장하는 BIE 대표단을 상대로 응원 퍼포먼스를 펼쳤던 이들은 숨을 죽이고 개표 결과를 기다리다 '여수, 코리아'가 들리는 순간 서로 얼싸안고 감동의 순간을 만끽했다.

그 순간 참석자 모두가 하나가 됐고 눈물만이 기쁨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인 양 모두가 환희의 눈물을 쏟아냈다.

일부 참석자들은 환호 속에 웃음과 눈물이 범벅이 된 채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한편으로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로 부둥켜 안는 등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더욱이 지난 2002년 2010박람회 개최지 결선투표 끝에 너무도 아쉽게 중국 상하이에 패했던 기억이 생생한지라 모든 참석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1차 투표에서 모로코를 누르고 1위를 기록해 2차 투표에서 이길 것으로 어느 정도 예견은 했지만 2002년의 실패에 대한 기억 때문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던 응원단은 결과 발표 순간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리고 환호 속에 파묻혔다.

승리를 확인한 순간부터 총회장 밖은 '여수'를 외치는 함성과 꽹과리, 북 등 전남도립국악단이 선사한 한국 전통 사물놀이 소리가 하늘을 찔렀고 길을 가던 파리 시민들도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내며 축하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응원단 정상석(41.여수시 교동)씨는 "2002년에 모두 이긴 줄 알았다가 결선 투표에서 너무도 아쉽게 탈락한 아픔이 아직까지 생생하다"며 "이번에도 1차 투표에서 이겼지만 폴란드를 지지했던 나라들의 표가 과연 어디로 향할 지 몰라 가슴을 졸였는데 결과적으로 승리해 뭐라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한동안 눈물 속에 서로 껴안고 감동을 나누던 응원단은 시간이 흐르면서 새삼 승리의 기쁨을 재확인하면서 얼싸안았던 어깨를 풀고 서로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며 여유를 찾고서도 여전히 달아오른 얼굴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이 2012 박람회의 여수 유치를 축하하며 환호하는 사이에 파리의 하늘은 사물놀이 소리에 푹 파묻혔다.

(파리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