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한강 조망권의 차이에 따라 아파트 값이 19.4%나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조권에 따른 집값 차이도 평균 9.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감정원 산하 부동산연구원은 25일 지은 지 6년 이내인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20개 단지 1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일조권 등 환경요인이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 연구'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단지의 실거래가는 '한강 조망권'이 있느냐에 따라 평균 19.4%의 차이를 보였다.

예컨대 같은 단지라도 거실에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19.4% 높은 가격에 실제 거래된다는 얘기다.

또 '일조권'도 조사대상 단지에 따라 집값에 적게는 3.8%에서 많게는 14.0%의 격차를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물에 가려지지 않는 거실의 시각적 개방감의 수준을 나타내는 '천공률'은 평균 3.0%의 집값 차이를 초래했다.

반면 소음 등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는 집값을 1.0%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입지 여건과 면적ㆍ방수ㆍ평면 등이 같은 전국의 100가구 이상 아파트(표본수 8175개)를 대상으로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일조와 조망,사생활침해,소음 등을 합친 주거환경의 차이에 따른 아파트 값이 평균 13.9% 격차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울산이 17.1%의 차이를 보여 가장 높았다.

이어 경기(15.3%) 대전(13.3%) 대구(13.2%) 부산(12.4%) 전남(9.6%) 등의 순으로 나타나 인구 집중으로 고밀도 개발이 이뤄지는 대도시일수록 일조 및 조망 등 주거환경에 따른 집값 차이가 컸다.

서울의 경우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가 많은 광진구가 23.2%로 일조와 조망 등의 영향력이 가장 컸으며 중구(22.8%) 성동구(19.8%) 도봉구(19.4%) 마포구(19.0%) 등의 순이었다.

반면 아파트 값이 평균적으로 높은 서초구(10.9%) 강남구(11.0%) 송파구(13.9%) 등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어서 강남권 아파트 값은 주거환경보다 양호한 교육 환경과 입지 여건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