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마다 상금(스킨)을 걸어놓고 매 홀 승자를 가리는 스킨스게임은 결정적일 때 '한 방'이 필요한 경기 방식이다.

'스킨스게임의 왕'으로 불리는 프레드 커플스(48ㆍ미국)가 기막힌 벙커샷 하나로 7만5000달러(약 7000만원)의 주인공이 되며 이름값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 골프리조트의 셀리브리티코스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LG스킨스게임(총상금 100만달러).

커플스 외에 마스터스 챔피언 잭 존슨(미국),스티븐 에임스(캐나다),그리고 브렛 웨터릭이 출전해 하루 9홀씩,이틀 동안 18홀 경기를 펼쳐 최고상금의 주인공을 가리는 이벤트성 대회다.

25일(한국시간) 열린 첫날 경기에서 에임스가 먼저 기세를 올렸다.

1번홀에서 1.8m 버디퍼트를 성공,2만5000달러를 획득했다.

2,3번홀은 승자가 없어 상금이 4번홀(파5ㆍ길이 501야드)로 이월됐다.

그 홀에 걸린 상금은 총 7만5000달러.

상금이 불어나자 커플스의 눈이 빛났다.

등 부상으로 최근 8개월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커플스는 드라이버샷이 갤러리의 가방에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오는 행운이 따랐다.

'2온'을 노리고 친 두 번째샷은 그린 뒤편 벙커에 들어갔다.

홀까지는 35야드.커플스가 벙커샷을 하자 볼은 가볍게 날아올랐다가 거짓말처럼 홀속으로 사라졌다.

보기 드문 '벙커샷 이글'.2003년 대회 때 아니카 소렌스탐이 벙커에서 이글을 잡은 것을 연상시키는 명장면이었다.

커플스는 그 벙커샷 하나로 첫날 선두에 나섰다.

또 LG가 파5홀 이글에 내건 보너스 5만달러도 추가로 받았다.

커플스는 1983년 시작된 이 대회에 14차례 나와 다섯 번이나 1위를 했고,이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만 390만달러로 그 역시 1위다.

커플스는 "오늘 썩 잘한 날이 아니었으나 그 한 방으로 4번홀에서 이길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