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후보, 이라크戰 입장 단호해야 힐러리 이겨"
`對힐러리 승리비법' 공개 조언

칼 로브 전 백악관 비서실 차장이 17일 1년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과 관련, 민주당 후보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될 것이라며 공화당 후보가 클린턴 의원에게 승리하기 위한 비법을 공개적으로 조언, 눈길을 끌었다.

로브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두 차례 대선을 승리로 이끈 `선거전략의 귀재'이자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과외교사'로서 정평이 나 있는 인물.
로브 전 차장은 이날 미국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 기고문에서 "(공화당의 경우) 지난 수십년간의 대통령 후보 경선 중 이번이 가장 유동적이고, 예측불가능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민주당 후보는 클린턴 의원이 될 것 같다"고 단언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는 민주당내에서 제대로 된 싸움도 없이, 아이오와주 등 초기 경선부터 승리하며 경선과정에 정치적 타격도 없이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거머쥘 것이라는 것.
그러면서 그는 대권경쟁에서 여성인 힐러리 의원을 승리하기 쉬운 상대라고 여기는 공화당원들의 생각은 틀린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힐러리를 이기는 비법을 훈수하고 나섰다.

로브는 누구든 공화당 대선 후보로 당선되면 자신이 결코 힐러리만큼 잘 알려지 있지는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따라서 유권자들이 그가 누구인지 알아야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올라갈 여지가 있다면서 공화당 후보가 해야 할 일을 제시했다.

먼저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자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알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고 자신의 삶과 공약에 대해서 유권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기법을 발굴하라는 것.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낙관주의, 예지력을 주는 방법을 가진 후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게 공화당 대선후보로서 낮은 지명도를 극복하는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게 로브의 조언이다.

또 그는 공화당 후보에게 스타일이나 실체면에서 유권자들이 자연스럽게 힐러리와 비교할 수 있도록 핵심 이슈에 대해 소신을 강조해야 한다며 논쟁적 이슈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어 그는 일자리, 경제, 세금 등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건강보험 문제, 대학학비 등이 더 중요한 선거이슈가 될 것이라면서 전통적인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추구하기보다는 공격적으로 공화당이 등한시해온 소수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 대선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라크사태와 관련, 로브는 공화당후보에게 단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화당 후보는 `누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중요한 싸움터에서 미국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느냐?'고 질문을 던져야 하며 그것이 공화당 후보가 21세기 새로운 투쟁에서 승리하는 강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로브의 주장이다.

이어 그는 힐러리에 대해 그녀는 남편보다 타고난 정치적 소질이 부족하고, 남편이 가졌던 `중도주의'도 거부했다며 그녀는 역사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후보라며 힐러리의 `아킬레스 건'을 지적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