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리먼브러더스 등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에도 피해가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씨티그룹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 다른 금융회사들은 피해액이 상당해 월가 금융회사 간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극명해지고 있다.

최근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에 대한 추가손실(상각)을 고백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에도 HSBC가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 손실액 34억달러를 결산 때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베어스턴스도 4분기에 12억달러의 자산을 상각할 예정이며 이로 인해 4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30억달러의 자산을 4분기에 손실 처리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또 JP모건체이스도 실적부진을 예상했다.

씨티그룹 메릴린치 와코비아 등도 이미 손실을 고백했다.

현재까지 월가 금융회사들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액은 500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각액이 늘어나고 있어 내년까지 총상각액은 1300억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도이체방크는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리먼브러더스 등은 느긋하다.

특히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더욱 돋보인다.

상당액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을 갖고 있던 골드만삭스는 지난 4월과 5월 일부 손실을 보면서 채권을 처분했다.

단기적으론 손실이 발생했지만 모기지 시장 붕괴에 대비한다는 생각으로 위험을 관리한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톰슨데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모기지채권과 연계된 자산담보부증권(CDO) 시장에서 세계 13위에 그쳤다.

그만큼 들고 있는 모기지 관련 자산이 적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도이체방크와 리먼브러더스 등도 올해 초 서브프라임 부실 파문이 불거지자 관련 자산을 단계적으로 처분해 화를 모면했다.

결국 리스크 관리 능력이 서브프라임이란 태풍 앞에서 승자와 패자의 운명을 가른 셈이다.

실력은 어려울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