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성 서울대 경영학 교수

한국의 기업가정신은 아직 죽지 않았다.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2000년대 초 벤처 붐 때도 기업가정신은 살아있었다.

다만 최근 들어 기업가정신이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창업형 기업가정신이 중요하다.

그러나 성숙 단계에서는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유기적 성장과 해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 M&A를 장려하면서 동시에 공동화를 막기 위한 회사 내부의 유기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기업들은 투자 재원과 투자 의욕을 갖고 있으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정부가 설령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더라도 그것은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경쟁자들도 동일한 제약을 받고 있다.

정부를 탓하기 보다는 스스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면서 도약해야 한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기업가정신을 북돋우려면 기업들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한국에서는 제조업을 제외한 분야에서는 규제가 많기 때문에 신규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

수도권 집중 억제와 중소기업 고유업종 규제,토지의 용도규제 등 여러 가지 규제들이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을 막고 있다.

금융이나 관광 교육 병원 등 서비스 분야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를 하다보니 모험정신은 상대적으로 퇴색됐다.

보수적인 경영과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다보니 양적 성장을 하는 데 둔감해졌다.

대기업이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문제삼는 국민정서에 대해서도 이제는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다.


◆황인학 전경련 경제조사본부 상무

기업가정신 위축은 기업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미래의 문제다.

잘한 기업,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사회가 존중해주고 칭찬해줘야 한다.

그래야 청소년들도 기업인들을 본받으려 할 것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을 고양시키고 기업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 중 하나는 정책의 일관성 문제다.

어떤 때에는 주주 자본주의 시각에서 소액주주를 대변하는 정책들을 내놓다가 어느 날 갑자기 국민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시각에서 기업 활동을 억제하는 정책을 내놓으면 기업인들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기업가정신을 고양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