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꼴찌의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경쟁사들에 뒤처진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고 콘텐츠를 대폭 확충해 무선인터넷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LG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이지아이'는 SK텔레콤의 '네이트'나 KTF의 '매직엔'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이용률이 떨어진다.

매출에서 무선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밑돈다.

가입자당 무선인터넷 매출은 월 3000원대로 KTF의 절반,SK텔레콤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격차는 네트워크에서 비롯됐다.

LG텔레콤의 2세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네트워크는 음성 위주의 cdma2000 1x망이다.

반면 SK텔레콤과 KTF는 2002년부터 데이터 중심의 EV-DO망으로 업그레이드해 '준'(SK텔레콤),'핌'(KTF) 등 동영상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LG텔레콤도 지난달 EVDO 리비전A 서비스를 시작한 뒤 달라지고 있다.

리비전A는 EVDO에서 진화한 3세대 서비스로 영상통화와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하다.

전송 속도에서 SK텔레콤과 KTF의 3세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에 밀리지 않는다.

LG텔레콤은 지난달 84개 시에 리비전A망을 구축했고 내년 1분기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콘텐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전략은 개방이다.

문호를 활짝 열어 유선상의 풍부한 콘텐츠를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이지아이 초기화면의 '오픈존'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네이버 다음 등 포털과 쇼핑 뉴스 은행 증권 음악 등 100여개 콘텐츠를 제공한다.

NHN과 개방형 무선인터넷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등 유선 포털이나 대형 콘텐츠 업체와의 제휴도 활발하다.

휴대폰으로 유선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풀브라우징'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이통사가 콘텐츠를 독점하는 폐쇄형 모델로는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며 "망을 개방해 PC에서 이용하는 콘텐츠를 휴대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은 휴대폰 제품군도 데이터 위주로 개편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SPH-M4650)을 출시했다.

이 휴대폰은 EVDO망을 통해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하고 PC에서처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현재 2종인 리비전A폰을 연말까지 6종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리비전A폰 비중을 50%로 높이기로 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