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 대신 모처럼 검정색 옷으로 멋을 낸 폴라 크리머(미국)가 최근 4년간 투어 대회 챔피언 35명만 출전한 미국LPGA투어 '미첼컴퍼니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00만달러) 첫날 7연속 버디를 잡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순위도 공동 1위다.

열흘 전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골프장에서 박세리 등과 함께 스킨스게임을 펼쳤던 크리머는 9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12번홀부터 18번홀까지 7개홀을 '버디'로 장식했다.

크리머는 전반에 나온 2개의 보기를 합해 5언더파 67타로 메그 맬런(미국)과 함께 1위에 나섰다.

'7연속 버디'는 올시즌 미LPGA투어에서 두 번째 나온 기록.크리머에 앞서 김인경이 지난 7월 제이미파오웬스코닝클래식 셋째날 첫 일곱 홀에서 버디행진을 벌였다.

세계 주요 프로골프투어의 '최다홀 연속 버디' 기록은 미LPGA투어와 유럽PGA투어가 9개이고,미PGA투어와 한국PGA투어 등 대부분의 투어는 8개다.

미LPGA투어에서는 1999년 베스 다니엘이 필립스 인비테이셔널에서 9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10명이 출전한 한국선수들은 첫날 선전했다.

김미현(30ㆍKTF)과 이선화(21ㆍCJ)가 나란히 버디 5개와 보기 2개씩으로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세리(30ㆍCJ)와 홍진주(24ㆍSK에너지)는 2언더파 70타로 공동 8위를 달렸고 출산 후 투어에 복귀한 한희원(28ㆍ휠라코리아)은 1언더파 71타로 강지민(27ㆍCJ)과 함께 공동 10위에 자리잡았다.

한국선수들은 올해 4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지만,시즌 폐막을 앞두고 1승을 추가할 수 있는 디딤돌을 놓은 셈이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 3개를 범한 끝에 공동 22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