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알 함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은 30일 OPEC가 안정된 가격에 원유를 세계에 공급할 의무가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원유를 더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장관이기도 한 알 함리 의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석유 콘퍼런스에서 현재의 유가 수준은 OPEC의 목표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시장이 석유를 더 필요로 하면 OPEC는 하루 350만배럴에 달하는 여분의 생산능력을 활용해 석유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OPEC는 지난달 11일 회의에서 11월1일부터 하루 50만배럴을 증산키로 결정했으나 이후 유가가 20%나 상승해 미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가 전날 배럴당 93달러를 넘는 수준으로까지 오르는 것을 막지 못했다.

OPEC 회원국 지도자들은 오는 11월1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서 모임을 가질 예정이나 이 회의에서는 원유 생산과 관련된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OPEC의 원유 생산 수준을 결정하는 회의는 12월5일 아부다비에서 열릴 예정이다.

카타르의 압둘라 빈 하마드 알-아티야 에너지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현재의 고유가를 OPEC의 책임이라고 비난해서는 안된다며 투기적 수요가 유가 고공행진을 유발했음을 지적한뒤 시장이 '종이 (paper) 석유'가 아닌 '실제(physical) 석유'를 더 필요로 한다면 이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OPEC가 유가 안정을 위한 추가 공급 의지를 밝히고 폭풍으로 차질을 빚은 멕시코의 원유 생산이 재개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WTI는 오전 11시40분 현재 전날보다 1.45달러 가량 떨어진 배럴당 92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멕시코만의 폭풍으로 하루 60만배럴의 원유 생산을 중단했던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레오스 멕시카노스는 이날 생산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인 제프리 커리 등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단기간에 추가로 더 상승할 여력이 있는지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면서 차익을 실현할 때라고 진단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