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경기결과에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만이 아니었다.

지난 23일에는 한국시리즈 2차전 중계방송 영향으로 SBS '왕과나'가 50분가량 늦게 방송되는 바람에 MBC '이산' 12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24.6%를 기록하며 '왕과나'를 처음으로 제쳤다.

'왕과나' 18회 시청률도 24.1%로 나쁜 편은 아니었으나 늦은 방송탓에 시청률을 다소 손해보며 월화 사극의 1위 왕위자리를 내주게 된 셈이다.

한번 우위를 점한 '이산'의 추격세는 쉽게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시리즈가 6차전까지 가면 MBC에서 중계를 하기 때문에 '이산'이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5% 가량 차이 나던 시청률은 29일 방송에서는 3.9% 차로 근소하게 따라붙었다.

'이산'의 선전에는 음모의 배후를 밝혀가는 정조 이산(이서진 분)의 활약이 한 몫했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던 극의 구성이 긴장감이 더해지며 흥미진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손'은 명탐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산의 추리는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줬다.

대수(이종수 분)와 함께 포도청에서 정후겸(조연우 분)과 맞딱뜨린 이산은 군사조직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아랫재로 향한다.

역당들에게서 나온 마름이란 식물이 습지에서 자란다는 것을 알고 그곳을 근거지로 추측해낸 것.

그러나 이미 현장은 발빠르게 철수된 상태.

이산은 타다남은 장작의 연기를 보고 방금전까지 이곳에 사람이 머물렀다는 것을 알아낸다.

'별순검'의 명탐정이 따로없다고 시청자들은 입을 모았다.

영조(이순재 분)와 약속한 시간은 다돼가고 마땅히 물증을 찾지 못하던 이산의 조력자는 이번에도 송연(한지민 분)이었다.

역당을 모의했다는 날 그들이 다른곳에 왕과 함께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모사본을 그린 사람을 찾는다는 말에 송연은 한걸음에 궁으로 달려간다.

결국 의금부 추국장에서 참수를 명하는 바로 그 시각에 이산은 누명을 벗게 해줄 결정적 증거를 가지고 등장해 음모의 배후자들을 간떨리게 만든다.

역당 일당을 참수시키고 이산을 폐세손 시키겠다 했던 영조는 이산의 증거물에 충격을 받고 입을 다물고 만다.

우유부단하게 비쳐지던 이산이 '멈추시오'라고 당당하게 외치며 의금부에 등장할때 시청자들은 통쾌함을 느꼈다.

모든 사건의 해결을 송연이 한다는 사실에는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청자게시판에는 '송연이 갇히고 나면 실마리가 풀린다'는 새로운 법칙이 나올 정도다.

14회 예고에서는 화완옹주의 음모가 밝혀지고 병판이 음모의 주동자로 꼽혀 옥에 갇히고 '혼자 죽을 순 없다'고 발악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영조는 역모의 배후가 병판 혼자일 리 없다 하며 더 알아낸 자가 없냐고 이산에게 묻는다. 산은 머뭇거리다 한준호와 이 일을 함께 꾸민 것은 화완 옹주일 거라고 말한다. 영조는 충격과 노여움으로 얼굴이 굳어져 온다.

SBS '왕과나'도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게 극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29일 방송된 '왕과나' 19회에 극중 중요한 역할을 맡게되는 엄귀인(現 엄숙의, 이지현 분)과 정귀인(現 정숙의, 윤혜경 분)이 첫 등장했다.

성종(고주원 분)의 친정을 앞두고 조정과 화합의 의미로 궁에 입궐한 이 두 사람은 훗날 폐비윤씨(現 윤숙의, 구혜선 분)의 폐비에 앞장서는 인물이다.

특히 이날 엄숙의와 정숙의는 윤숙의와의 첫 대면에서부터 인상깊은 기싸움을 벌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30일 방송은 '이산'과 '왕과나'의 시청률 경쟁의 구도를 점쳐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각 흥미진진함을 더해가는 구성속에서 한국시리즈라는 변수도 사라졌으니 시청자들의 채널향방을 갸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팀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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