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시장의 초강세 등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훌쩍 뛰어넘어 장중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자 8일 주식시장에서는 지수 2,000선 안착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르면 이달 중 지수 2,1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수가 2,000선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와 3.4분기 실적, 옵션만기일 등 고비를 넘겨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6.79포인트(0.84%) 오른 2,012.43에 마감됐다.

◆ "2,000선 안착 넘어 추가상승 가능" =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대신증권 조윤남 투자전략부장은 이날 시황보고서에서 "8월 중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충격 이후의 주가 상승폭이 부담스럽지 않은데다 최근 신흥시장에 이어 선진국 주요 지수들이 역사적 신고가를 넘어서고 있어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기준으로 선진국시장에 속하는 캐나다, 홍콩, 덴마크, 호주, 싱가포르 등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신흥시장에서는 이집트, 인도네시아, 러시아, 브라질, 모로코, 인도, 체코, 아르헨티나, 페루, 터키가 역사적 고점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조 부장은 "위험자산 선호가 단기적으로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신흥시장의 상승여력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는 이르면 이달 중순까지 2,100선 타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한차례 일시적 조정을 거쳐 연말에는 2,20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2,000선 안착 가능이 높아졌다"면서 "지난 주말 미국 고용시장이 견조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미국 경제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신흥시장과 아시아가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성장성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뢰감을 심어줬다"고 분석했다.

황 팀장은 또 "지난 7월25일 지수 2,000선 돌파 당시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낮은 점도 긍정적인데다 최근 실적이 상향조정 추세에 있고, 실제 실적이 발표되면 그 흐름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의 지수가 이른바 `꼭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3분기 실적 컨센서스도 나쁘지 않는 등 상황이 2,000선 돌파 하루 만에 되밀린 지난 7월25일에 비해 긍정적인 만큼 그때보다 나은 지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2,000선 안착기대엔 선행조건 확인 필요" = 증시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지수의 상승 흐름이 기대되지만 그래도 지수 2,000선 안착을 기대하기에 앞서 따져봐야 할 조건들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 미 금리인하 여부 ▲ 실적 호전의 주가 선반영 가능성 ▲ 옵션만기일 매물폭탄 출회 여부 ▲ 주식형 펀드의 환매 여부 등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지수는 2,000선 돌파 이후 힘없이 무너졌던 지난번과는 달리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수 2,000선 `안착'의 의미가 다시 이 선 밑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희박한 수준이라고 한다면 아직 안착이라고 말하기 힘들며, 향후 지속적으로 밀고 올라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주말 미국의 고용지표가 개선된다는 의미는 결국 향후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으로, 이 경우 안착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 "또한 기업실적이 개선된 것도 이미 상당부분 현재 주가에 반영된 만큼 안착을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지난 주말 미 증시 강세로 훌쩍 지수 2,000선을 넘어선데다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상승흐름을 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제한 뒤 "다만 이달 25일의 옵션만기일과 관련해 6조원대에 이르는 매수차익잔고로 인해 매물폭탄이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와 지수 2,000선 돌파 후 나타나는 주식형 펀드의 환매 우려 등을 어떻게 넘어설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