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3일 단독 정상회담에는 배석자로 남측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등 4명이 참석했다.

그간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진용으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경제공동체 건설이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준 것이라는 평가다.

2000년 정상회담 때 임동원 당시 대통령 특보, 황원탁 안보수석, 이기호 경제수석 등 3명이 배석했던 데서 인원은 1명 늘었지만 면면은 대체로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백종천 안보실장의 배석은 일찌감치 점쳐져 왔다.

참여정부의 통일.외교.안보정책 분야에서 노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측근 참모이기 때문이다.

백 실장은 한반도 평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거론될 수 있는 북핵문제, 서해북방한계선(NLL) 문제,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등 외교.안보 분야의 다양한 의제에 대해 노 대통령의 판단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지난 8월 초 두 차례 방북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라는 점에서 역시 배석자 1순위로 거론돼 왔다.

2000년 회담 때도 막후에서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임동원 특보가 배석한 바 있다.

김 원장은 특히 국정원에서 오랫동안 대북 정보파트에 몸담아 온 전략가이자 협상가로, 공식수행원 중에서 북한의 `속'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평가다.

권오규 부총리는 노 대통령이 평화정착 못지않게 신경쓰고 있는 한반도경제공동체와 관련된 의제에 대해 대통령을 보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회담 때 경제분야에서 차관급인 이기호 경제수석이 배석했던 것을 감안하면 권 부총리의 배석은 남북경협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재정 통일장관은 대북 주무부처 장관으로 노 대통령의 회담 전략을 뒷받침한다는 의미 외에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발판으로 후속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배석자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군사적 신뢰구축과 관련한 주무부처인 김장수 국방장관이 배석자에 포함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는 안보실장과 국정원장 등이 참석하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북측에서는 대남전략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유일하게 배석했다.

2000년 회담 때도 김용순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