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배출 최소화에 '사활'

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는 친환경이다.

각국 정부의 환경 관련 규제가 강력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연료 효율이 높고 배출가스가 적은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친환경 차량을 개발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앞서나가기는커녕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현대·기아자동차에 주어진 일차적인 과제는 현재 시판 중인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현행 186g/㎞에서 2008~2009년부터는 140g/㎞ 이하,2012년부터는 120g/㎞ 이하로 줄이도록 했다.

현대자동차는 2005년 기준으로 유럽에 수출하는 차량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70g/㎞ 이하로 낮춰 일단 중간 목표치를 달성했다.

이 회사는 2009년 이를 140g/㎞ 이하까지 줄이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디젤엔진을 개발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장은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 등 내연기관의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이 시급한 일이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은 화석연료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체연료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재 현대·기아차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연료전지 자동차다.

이 회사는 2000년 스포티지 연료전지차를 시작으로 2001년 싼타페,2004년 투싼의 연료전지차를 잇따라 개발했다.

지난달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1세대 싼타페,2세대 투싼에 이은 3세대 연료전지 컨셉트카 아이블루를 선보여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대차가 일본기술연구소에서 100% 독자 기술로 개발한 아이블루는 100㎾의 출력으로 최고 시속 165㎞의 속도를 내며 한번 충전으로 600㎞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이르면 2012년부터 아이블루의 양산형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투싼 연료전지 차량이 미국 에너지성이 주관하는 친환경차 시범운행 프로그램에서 대상 차량으로 선정되는 등 연료전지차량 부문에서 현대차는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이브리드 차량도 지속적으로 개발,2009년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재 베르나와 클릭 등 소형차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공공기관에 시범 공급하고 있는 현대차는 2010년 이후에는 중형차 이상으로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도요타가 실용화를 앞두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등 신개념의 하이브리드카도 개발할 계획이다.

친환경 차량 개발에 못지않게 현대차는 생산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

제품 개발과 생산은 물론 판매와 AS,폐차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기본 방침이다.

현대차의 에너지 절약 TFT(태스크포스팀)는 지난해 1788건의 에너지 절감 및 효율 개선 활동을 통해 총 61억1000만원의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또 현대차는 공장에 새로운 설비를 도입할 때 사전 평가를 거쳐 효율이 높은 설비를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장공장에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열을 회수하여 재활용할 수 있는 설비를 들여 놓았으며 에너지 소비량에 따라 전동기를 적정한 용량으로 교체,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2005년에는 통합 에너지 관리시스템인 TEMS(Total Energy Management System)를 구축해 울산,아산,전주 등 국내 전 공장에 적용했다.

TEMS는 공장별로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과 비용에 대한 각종 기록을 실시간으로 분석,에너지 낭비 요인을 발견하고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