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출신의 세계적 작곡가인 고(故) 윤이상 선생(1917-1995)의 부인 이수자(80) 여사와 딸 윤정(58)씨 등 가족들이 지난 14~15일에 이어 27일 오후 경남 통영을 다시 찾는다.

이 여사와 윤정씨는 기자회견과 시민환영식 등 공식일정 위주로 짜여졌던 첫번째 방문과는 달리 사흘간 머물게 될 두번째 방문 기간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윤이상 선생의 발자취를 둘러보게 된다.

특히 이번 방문에는 아들 윤우경씨도 미국에서 귀국해 가족 모두가 윤이상 선생 음악의 모태가 됐던 통영의 자연과 역사를 접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1917년 출생한 윤이상 선생이 1956년 유럽 유학을 떠나기 전 보냈던 인생 전반부 40여년 가운데 통영시절은 일본유학과 부산.서울생활을 뺀 유년기와 청년기를 합쳐 20년 가까이 된다.

윤이상 선생은 생전에 "내음악의 모태는 통영의 숲과 바다, 갈매기, 고기잡는 소리"라고 말할 정도로 통영은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었지만 가족들에게는 아직 낯선 곳이다.

그런 만큼 윤이상 선생 가족의 이번 통영 재방문은 통영을 느낄수 있고 윤이상 선생의 발자취를 되돌아볼 수 있는 일정으로 짜여진다.

주요 방문지로는 1937년 일본 오사카에서 유학생활을 접고 귀국한 윤이상 선생이 처음으로 교편을 잡았던 산양읍의 화양학원(산양초등 화양분교.2007년 폐교)을 비롯해 그가 교가를 작곡한 학교 등이다.

해방후 통영여고 교사로 재직했던 윤이상 선생은 1948년 부산사범학교로 옮기기 전까지 통영여중고, 통영고, 욕지중, 통영.충렬.두룡.진남.용남.원평초등학교 등 당시 통영에 있던 대부분 학교의 교가를 작곡했다.

통영시가 윤이상 선생과 그의 음악을 중심으로 테마공원 조성을 추진중인 도천동 157번지 일대 생가터도 방문예정지로 꼽힌다.

이곳에는 윤이상 선생이 통영을 떠난 후 주인이 여러차례 바뀌면서 옛 모습은 온데간데 없지만 한쪽에는 생가터를 알리는 표지석이 남아있다.

가족들은 윤이상 선생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던 남쪽 섬 욕지도와 미륵산, 전통사찰인 용화사 등도 찾게 되며, 신선한 해산물을 주재료로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통영 음식도 맛볼 예정이다.

가족을 초청한 통영국제음악제 사무국 관계자는 "첫번째 방문이 공식일정이라면 이번 두번째 방문은 가족들이 윤이상 선생의 고향이면서 음악적 창작의 원천이 됐던 통영을 제대로 알도록 일정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통영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