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顯駐 <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

유엔 '글로벌 컴팩트' 한국 네트워크가 지난 17일 출범했다.

유엔 글로벌 컴팩트는 유엔과 민간 기업이 공동으로 유엔의 이념과 목표를 추구하는 새로운 파트너십 제도다.

유엔·기업 간 협력을 통해 유엔은 민간 분야에 유엔의 이념과 목표를 전파하는 효과를 갖고,참여 기업들은 유엔의 이념과 목표를 준수함으로써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유엔 글로벌 컴팩트는 1991년 1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최초로 설립을 제창한 이후 2000년 7월16일 유엔에서 공식 출범했다.

현재 전 세계 110개 국가의 4500개 기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 6월 제네바에서 글로벌 컴팩트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등 글로벌 컴팩트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80여개 기업이 가입해 한국 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어떤 기업이든 글로벌 컴팩트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인권보호,노동권 보장,환경에 대한 책임,기업의 투명성 등 4개 항목으로 구성된 10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서약해야 한다.

10대 원칙은 '대화'와 '투명성',그리고 '공공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컴팩트가 추구하는 10대 원칙은 21세기 세계화한 경제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비즈니스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생산자인 기업들은 안정적인 사회,시장의 확대,근로자의 복지,건강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기업 종사자들과 소비자들은 이를 지원해 대화와 협력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상적이면서도 실천적인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그동안 긴장된 노사관계로 어려움을 겪어온 우리에게는 유엔 글로벌 컴팩트가 새롭고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만들 수 있는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글로벌 컴팩트에 참여하는 우리 기업들은 유엔이 인정하는 모범 기업이 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기업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키고,자연스럽게 글로벌 스탠더드에 근접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갓 출범한 우리나라 네트워크가 당초 의도한 결실을 맺고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도적으로 참여한 우리 기업의 실천 의지가 중요하다.

시민단체,소비자단체,노조 등의 따뜻한 관심 또한 필요하다.

유엔 글로벌 컴팩트 한국 네트워크가 출범한 것을 축하하며,조만간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운영이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유엔에서도 회자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