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가구 정전ㆍ단수 이틀째..임시휴업도

16일 제주도를 강타한 제11호 태풍 '나리(NARI)'의 피해 범위가 광범위하고 그 규모도 워낙 커 피해 주민들이 한숨만 내쉬고 있다.

17일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나리의 강습으로 제주 지역에 순간 최대 초속 52.1m의 강풍이 몰아치고 하루 500㎜가 훨씬 넘는 폭우가 쏟아져 사망 6명, 실종 5명 등 모두 11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건물 침수 128채, 선박 27채 침몰.파손 등의 각종 재산피해가 났고 이재민 594명이 발생했다.

특히 제주시 일도2동 한마음병원은 지하 1, 2층이 침수돼 이 곳에 설치했던 MRI, CT촬영 장비를 비롯해 전산 및 기계시설이 물에 잠겨 병원 운영이 이틀째 거의 마비된 상태다.

병원측은 "모두 295명의 입원환자 가운데 집중관리를 받아야 할 중환자 10여명을 16일 오후 타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고, 17일에도 환자가 원할 경우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기초생활에 필요한 전력과 상수도 시설복구도 늦어져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배전선로 등이 끊겨 제주시 연동, 한림, 애월과 서귀포시 남원, 표선, 법환 등 모두 62개소 18만1천600여가구에 발생했던 정전사태는 대부분 복구됐지만 제주시 조천, 선흘 등 일부지역은 하루가 지난 17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400여가구가 암흑 속에서 지내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취수장 등 상수도 시설물이 침수되면서 제주시 인하동과 노형동, 한경면, 서귀포시 중문 등 모두 8천여가구에 물공급이 이틀째 중단돼 주민들이 먹을 물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있다.

태풍으로 학교시설 피해도 잇따라 초등학교 3개교, 병설유치원 1개원 등 모두 4곳이 임시휴업했고 오현중.고교와 중앙여고 등 모두 3개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제주도교육청은 교실과 체육관 지붕 파손 등 학교시설이 피해를 입은 곳은 초등학교 41개, 중학교 15개, 고등학교 16개 등 모두 72개교와 직속기관 4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공무원 등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사회기반시설 복구에 나서 현재 도로 통제 36개소 중 제주시 비자림로 등 3개소를 제외한 33개소를 정상화시켰고 교량이 파손된 제주시 한천교에 대해서는 시내.외버스 노선을 우회시켰다.

제주도는 인명피해 가구에 가구주 1천만원, 가구원 500만원씩의 구호금을 지급하고 침수주택에는 가구당 100만원의 주택수리비를 지원하는 한편 자동차정비조합과 자동차제작사들은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침수차량에 대한 무상수리에 나섰다.

무더기 결항사태를 빚었던 제주 항공노선은 이날 오전 완전 정상을 되찾았으며, 국내 항공사들을 제주왕복 노선에 특별기 25편을 투입해 체류객 등을 수송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k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