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투자의 대가인 마크 모비우스 박사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일단락됐다고 진단했다.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에서 이머징마켓 투자를 총괄하고 있는 모비우스 박사는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머징마켓 리뷰 및 전망'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모비우스 박사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은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으로 나눠서 봐야한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3~4년간 지속되겠으나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모비우스 박사는 이와 관련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50% 인하될 가능성을 시장이 이미 반영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폭이 0.75%로 커지면 증시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으나 예상과 달리 인하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시장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증시는 강세국면이 약세국면보다 훨씬 길었고 강세국면의 상승폭이 약세국면의 하락폭보다 컸다"며 "언제 주식을 사야하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돈을 갖고 있을 때'"라며 증시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나타난 외국인 매도의 배경으로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관련 이슈와 기업지배구조 요인을 꼽았다.

모비우스 박사는 "이 두가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아울러 중국, 대만, 태국, 남아프리카, 터키 등이 더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한 점도 외국인들의 한국시장 매도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한국 증시가 FTSE나 MSCI의 지수 조정에서 선진국 지수로 편입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궁극적으로 한국이 통일이 되면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신흥국 중에서도 낮은 편이 될 것"이라며 "선진국 시장 편입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모비우스 박사는 아울러 아시아 시장 가운데는 성장성 대비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홍콩과 태국의 비중을 늘린 상태라며 장기적으로는 중국과의 관계 진전이 예상되는 대만 증시가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