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ㆍ펀드엔 영향 제한적일 듯

질주하던 중국 증시가 11일 급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중국 정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4.51% 하락한 5113.97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조정다운 조정 없이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당분간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나 중국 펀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급락세로 돌아선 상하이 증시

상하이 증시는 이미 기술적 지표상으로 과열 국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내국인 전용 상하이 A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2.9배에 달한다.

12배 수준인 한국 증시의 3배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또 일정기간 주가 최저치와 최고치를 활용해 현재의 주가 수준을 판단하는 스토캐스틱 지표(70 이상이면 과열)는 80.04를 기록하고 있다.

최재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7월 초 저점을 기록한 후 40% 가까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3월 저점부터 5월 말 고점까지 55% 상승한 후 주가가 조정을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숨고르기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물가 급등으로 인민은행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도 상하이 증시에 큰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플레 위험이 고조됨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이 한 차례 정도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국경절 휴일을 앞둔 이달 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대한 우려로 증시 숨고르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영향은

상하이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을 받을 경우 단기적인 투자심리 위축으로 국내 시장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강도 높은 긴축 조치를 취할 경우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관련주가 타격을 받아 한국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의 실물 경제 지표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을 권했다.

금리 인상으로 중국의 실물 지표가 꺾이는 추세가 나타난다면 심각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주 발표되는 유형자산투자와 소매판매 지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일각에선 중국과 한국 증시는 서로 다른 흐름을 보여왔기 때문에 단기적 충격에 머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와 한국 경제는 서로 긴밀하게 연관돼 있지만 중국 증시와 한국 증시는 연관성이 떨어진다"며 "2000년 이후 한국과 상하이 증시는 서로 다른 흐름을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또 상하이 증시가 조정받더라도 국내 대부분 중국 펀드는 홍콩 증시에 투자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추문성 신한BNP파리바 이사는 "상하이 증시 과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강화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홍콩 시장에 자금 유입이 확대되면 상하이보다 40~50% 저평가된 홍콩 H주 종목이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방천 애셋플러스 회장은 "상하이 증시의 조정으로 홍콩 시장이 하락한다면 중국 펀드의 저가 가입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