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 '박성화 호(號)'가 베이징으로 가는 여정에서 두 번째 중동의 복병 시리아를 만났다.

12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한국과 시리아의 2008베이징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B조 3차전 대결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홈 경기 아닌 홈 경기=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지난 10일 오후 늦게 돌아왔다.

반면 원정팀 시리아는 박성화호보다 5시간이나 일찍 한국 땅을 밟았다.

태극전사들이 바레인 원정을 떠났다가 경기 직후 부랴부랴 돌아온 데 비해 시리아는 중동과 극동의 중간 지점에 있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원정경기를 치르고 날아왔기 때문.시차 극복도 한국이 더 불리하다.

바레인과는 6시간 차가 나고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과 네 시간 차이다.

시리아 선수들은 차츰 동쪽으로 이동하며 완만하게 시차에 적응할 수 있었지만 박성화호는 지구를 거의 한 바퀴 돈 셈이 됐다.

◆올림픽 최종 예선 전승신화 '어게인 2004'=박성화호의 연승 가도에 탄력이 붙었다.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바레인전에서 강민수의 산뜻한 헤딩골로 승리를 챙겨 젊은 태극전사들이 '이기는 법'을 터득해 가고 있다.

박 감독은 3년 전 전임 김호곤 감독이 일궈냈던 최종 예선 '전승신화'를 꿈꾸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직전에 열린 최종 예선에서 김호곤호는 이란 중국 말레이시아와 한 데 묶인 '죽음의 조'에서 중국 이란을 연파하며 6전 전승을 거뒀다.

박성화호도 전승 가능성은 열려있다.

일단 시리아를 넘으면 그 가능성이 보인다.

◆박성화 감독 '29년 전의 추억'=박성화 감독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명수비수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뛰어난 고공전 능력을 앞세워 '골 넣는 수비수'로도 명성을 떨쳤다.

박 감독은 시리아를 잊지 못한다.

29년 전인 1978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22회 메르데카배에 대표선수로 출전한 박 감독은 시리아를 상대로 혼자 두 골을 넣어 2-0 완승을 이끈 적이 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표팀을 이끌던 2005년 네덜란드 U-20월드컵에 출전하기 직전 시리아로 원정을 떠나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지만 모두 비겼다.

<연합뉴스>